재벌총수 퇴진 전례없어..왕위 포기에 비견돼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워싱턴 포스트(WP)는 23일 삼성 이건희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 등에 따른 특검 수사로 전격 사임을 발표했지만 이번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삼성 핵심인물들(Samsung Moguls)’은 권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한국의 사법당국은 한국의 경제 판을 뒤엎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기업가들을 장기 징역에 처하거나 그의 왕국에서 제거하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에서 기업의 거물급 인사들은 자신들의 경력을 끝낼 정도의 처벌은 피할 수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포스트는 또 이씨 일가가 끝났다고 카운트를 하면 안된다면서 그들은 일반 여론이 안 좋고 법적인 문제가 얽혀졌지만 여전히 삼성의 지배 주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해외로 나가게 되지만 삼성의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복잡한 지배구조 덕분에 장기적으로 삼성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그의 힘은 지속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고 포스트는 소개했다.
포스트는 그러나 전략기획실의 해체 등의 삼성의 경영 쇄신안 발표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워싱턴 타임스(WT)는 재벌그룹 총수의 사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한 기업인의 퇴진이 아니라 왕위 포기에까지 비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삼성 회장 부패조사로 사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회장이 기자회견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면서 삼성 회장은 한국에서 종종 가장 많은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지칭돼 왔으며 공개적으로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사업 마스터하기(Mastering Business in Korea)’의 저자인 토머스 코이너는 이 회장의 전격적인 사퇴 발표를 이와 같은 또 다른 사례를 생각할 수 없다면서 재벌과 같이 ‘세상을 지배해온 사람들(masters of the universe)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이 회장의 사퇴가 한국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초기의 우려는 삼성의 주요 자회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건설 등이 전문경영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완화됐다며 다른 자회사들의 주가는 떨어졌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랐다고 소개했다.
일부 분석자들은 이번 사태로 대기업의 스캔들로 오랫동안 얼룩진 국가에서 기업의 미래 관행이라는 측면에서 밝은 빛을 보기도 한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 학장은 현대와 SK 그리고 다른 기업들의 스캔들의 경우 회장들이 짧은 기간 복역한 뒤 경영에 복귀했다며 이 회장은 감옥에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책임을 질 것 같다. 다른 재벌들에게 하나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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