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샘암으로 시한부 인생
고통스러운 투병중에 쓴 신앙 간증·환자 안내서
“질병 때문에 매일 절망의 골짜기를 걸어가는 한인 형제자매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희망의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불치의 병을 안고 사는 한 크리스천이 병석의 한인들을 돕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신앙서적을 출간,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911 천국병원’(사진·예찬출판기획 간)을 낸 세계등대교회의 재정 담당 이호성 장로(54). 그는 1998년 침샘암으로 3~5년밖에 살 수 없다는 판정을 의사로부터 받은 중환자다. 한 때 완치됐으나 병이 재발하는 바람에 암세포가 신경을 타고 간, 폐, 신장 등 곳곳에 전이됐다. 얼굴은 남이 보면 흠칫 놀랄 만큼 일그러졌으며, 입천장이 없는 데다 성대마저 마비돼 말소리도 가까이서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듣기 힘들다. 그동안 받은 수술만 무려 30회 이상이다. 그중 대다수는 대수술이었다.
이 장로의 투병 생활은 날마다 아편류 약품을 4종류나 복용해야 할만큼 버겁다. 키모 치료를 6번이나 받는 등 생뼈를 깎아내는 것 같은 극한 고통을 10여년째 감내하고 있다. 최근에는 왼쪽 시력마저 잃었다.
“처음에는 하나님 원망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결국 공평하신 하나님께서 부활의 소망을 확신시키시며 영적인 복을 쏟아부어 주시더군요. 3~5년이면 죽을 병인데 지금까지 10년 넘게 살려 주셔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게 하셨지요. 저의 병에는 환자들을 돕는 귀한 사명을 맡기시려는 뜻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깨달음을 얻은 후 저술한 그의 책은 삶과 신앙 고백을 솔직하게 담은 간증서이자 환자 및 가족을 위한 안내서다. 형극의 세월을 사는 그가 3년에 걸쳐 한 줄 한 줄을 몸으로 밀고 간, 그야말로 ‘육필’로 쓴 책이다. 너무 힘들 때는 그의 아내가 내용을 받아 적기도 했다. 책은 천국병원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입원하고 병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 등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는 ‘40일 치유 작정기도’ 방법을 실어 독자들을 반석 같은 믿음으로 이끌어 준다. 병으로 고통이 올 때,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때, 불치병으로 진단받았을 때 읽으면 용기가 샘솟는 성경구절을 책 뒤에 덧붙였을 정도로 성경조차 찾기 힘든 환자들을 섬세하게 배려했다.
비록 육신은 날마다 후패하지만 꺾이지 않는 푸른 마음으로 날마다 영혼의 새살 돋는 기쁨을 체험하며 사는 이 장로는 “다행히 나는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영생의 소망을 갖고 죽음조차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병상의 한인들을 생각하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인간이기에 마약을 먹고 정신이 나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공포가 사라지는 시간이 점차 빨라진다. 책을 통해 그리스도를 모르는, 나보다 못한 처지의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출신으로 풀러신학교에서 공부한 적도 있는 그는 25년간 부동산관리업에 종사하면서 ‘바인 프라퍼티스’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은희 권사와 사이에 샘, 제임스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출판 감사예배는 오는 9일(토) 세계등대교회(846 S. Union Ave., LA)에서 열린다.
그는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자비로 출판,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필생의 사역의 될 이 일을 위해 간증을 담은 웹사이트도 제작중이다. 문의 (213)276-1281, www.yechan.us
<김장섭 기자>
한인 환자들의 가슴에 하늘 소망의 씨앗을 심기 위해 책을 낸 이호성 장로는 “여호와라파(치유의 하나님)의 신앙을 통해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그의 얼굴이 지금처럼 일그러지기 전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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