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주목하는 피아니스트 루퍼스 최씨. LA와 한국에서 잇달아 열리는 콘서트를 앞두고 최선을 다해 준비중이다.
LA·한국서 잇단 연주회 갖는 피아니스트 루퍼스 최
줄리어드 출신 국제 콩쿠르 우승
전세계 주목‘떠오르는 스타’
“다른 무대보다 더 떨려요”
9월과 10월에 LA와 한국에서 네차례의 연주를 갖는 피아니스트 루퍼스 최(31)씨는 요즘 ‘특별한 긴장감’에 사로잡혀 있다. 지난해 호세 이투르비 콩쿠르에서 우승과 인기상을 동시에 수상, 6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쥔 후 호들갑스런 언론의 조명을 받은 그는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LA와 한국 무대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고백한다.
9월7일 LA 지퍼홀, 9월29일 부산문화회관, 10월1일 서울 호암아트홀의 리사이틀과 10월19일 사우스베이 챔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앞둔 그는 가끔씩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는 성경구절을 떠올리며 최선을 다해 연주를 준비 중이다.
‘LA 출신의 신예’라는 꼬리표를 단 그가 자신을 잘 아는 고향에 와서 연주하는 부담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 무대에 대한 긴장은 조금 다르다.
우선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 2세라는 정체성에서 오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더 신경 쓰이는 것은 무슨 이유에선지 그를 인정하지 않으려했던 한국 음악계에서 이번에는 꼭 인정받고 싶다는 ‘작은 소망’으로 인한 것이다.
“1, 2점 차로 우승을 놓친 국제 콩쿠르에서 나에게 가장 박한 점수를 준 심사위원들은 번번이 한국인이었습니다. 이유는 알 수가 없지요. 한국 출신이 아니라 해외한인 2세이기 때문에 어떤 편견이 있었나 하는 추측을 해볼 뿐이죠”
줄리어드 음대에서의 학사, 석사과정과 독일 하노버 음대의 최고연주자 과정을 모두 전액장학금으로 수료했고, 수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세계의 내로라하는 공연장들에서 리사이틀과 협연을 가진 루퍼스 최를 지금은 한국 무대가 손짓하여 부르고 있다.
특히 호암 아트홀에서 갖는 리사이틀은 국내 음악팬들의 기대가 크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라이징 스타를 초대하는 ‘호암 초이스’ 시리즈의 일환으로 마련된 연주회니만큼, 루퍼스 최 자신도 이 콘서트가 한국에서 인정받고 우뚝 서는 점프 스타트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 그는 베토벤의 ‘영웅’ 변주곡과 바흐-부조니의 샤콘느,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들을 연주한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에로이카’는 베토벤의 초기작이라 그의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고, 원래 바이얼린 곡이었던 샤콘느는 어둡고 무거운 편이며, 전람회의 그림은 10개의 각기 다른 그림을 표현한 곡이라 다양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맑은 마음과 눈으로 곡을 들여다보면 작곡자가 음악에 넣어둔 마음을 리얼하게 보게 됩니다. 그 마음을 느끼며 연주할 때 그의 사랑과 열정, 감정이 청중에게 모두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몇 번의 인터뷰에서 그는 ‘음악은 나눔’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 뭘 나누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그는 두 번 생각도 안하고 ‘나의 삶’이라고 말한다.
“많이 힘들고 많이 좌절할수록 더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만하게 얻게 됩니다. 인생이 주는 다양한 경험을 깊고 넓고 크게 느낄수록 나의 그 경험들은 그대로 청중이 느끼게 되지요. 하나님이 나에게 허락한 음악을 사람들과 최대한 나누는 것, 그것이 나의 목표입니다”
수백년 전 작곡가의 마음을 지금도 연주장에서 전달하고 싶다고, 많이 겪을수록 음악이 깊어진다고, 서른 나이에 인생과 예술의 본질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피아니스트 루퍼스 최의 LA 지퍼홀 리사이틀은 7일(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교회 끝나고 가기에 편안한 시간이다.
티켓은 10달러, 30달러, 60달러. 문의 (310)581-5186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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