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동 L 자택.
한옥
아궁이와 구들장이 있고,
대청마루 건너 안방 건넌방
사랑방,
한지 바른 문 틈새로 순한 햇살이 아랫목까지 들어오는 곳…
쭞 문화원 19일부터 ‘한옥에 들어서며’특별전
윤보선가 등 14채 모형·사진에 건축과정 영상도
아파트의 숲과 같은 한국이 요즘 한옥을 주목하고 있다. 돌과 나무를 골라 세우고, 짚과 흙을 이겨 벽을 만들며, 한지와 콩기름을 발라 짓는 전통 한옥은 집 전체가 수공예로 꾸며지는 하나의 거대한 작품, 문 한짝 주춧돌 하나에도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구조에서부터 만드는 재료에 이르기까지 가장 자연친화적인 주거 공간이다.
21세기 웰빙시대 친환경 건축의 진수로 꼽히는 한옥을 자랑하는 특별전시회가 LA한국문화원(원장 김종율)에서 열린다.
19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되는 ‘한옥에 들어서며’(Stepping into Hanok for the New Millennium). 이 전시는 한국 내셔널트러스트(대표 양병이)가 지난해 11월 서울 학고재 화랑에서 개최해 호응을 얻은 ‘우리 집은 한옥이다’ 전시회를 미국으로 옮겨온 것으로 LA에서 시작하여 뉴욕, 워싱턴 DC에서 순회 전시를 갖는다.
자연재료로 지어진 한옥은 재료가 숨을 쉬므로 집도 더불어 숨을 쉬어 그 안에 사는 사람들까지 건강한 자연으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
전시는 실제로 보존돼 있는 14채의 전통 한옥을 모형과 함께 사진, 글, 영상을 통해 자세하게 보여준다. 또한 한옥의 개념과 역사, 그 구조의 과학성과 미적 아름다움을 영어와 한국어로 함께 소개하는 한편 한옥에서의 생활 모습과 한옥이 지어지는 과정, 한옥 마을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한옥 중에는 윤보선가와 같이 연대가 오래된 대갓집도 있고, 20세기 후반에 지어진 주한미국대사관저 하빕 하우스(Habib House)도 있으며, 프랑스 파리에 이응노 화백의 기념관으로 지은 고암서방도 있다.
전시를 주관한 한옥전 조직위원회 윤상구 위원장은 “한옥은 웰빙이라는 단어를 공간 속에 가장 잘 녹여낸 주거형태다.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 한옥은 자연의 이치를 이용하는 구조형태를 가졌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정신을 형상화시키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외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한국의 주거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한인 2세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되는 14채 한옥들은 ▲고암서방(프랑스 파리) 외에는 모두 서울에 있으며 ▲윤보선가(안국동) ▲하빕 하우스(정동) ▲정연당(종로구) ▲능소헌과 청송재(계동) ▲삼호당(팔판동) ▲가회정, 선음재, 무무헌, 평행재, 현우재, 가회동 L 자택, 소담헌, 심심헌(모두 가회동) 등이다.
전시회 개막식은 19일 오후 6시.
한국문화원 주소와 전화번호는 5505 Wilshire Bl. LA, CA 90010, (323)936-7141(#112 최희선), www.nationaltrust. or.kr
<정숙희 기자>
서울 정동에 있는 미대사관저 하빕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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