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먹거리 공포에 전 세계가 벌벌 떨고 있다. 분유 등 멜라민 성분이 포함된 중국산 유제품을 먹은 어린 아기들 수만 명이 신장결석 등의 증세를 보이면서 시작된 파동은 분유와 우유뿐 아니라 다른 중국산 제과류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기 여러명이 이미 사망했으며 중태에 빠진 아기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유명 제과업체 이름으로 생산돼 LA에서도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는 LA 한인사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몇 년 전 중국산 기생충 알 김치 파동에 이어 또 다시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공포가 한인사회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멜라민 파동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되던 중국산 애완동물용 사료에서 멜라민 성분이 발견돼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적이 있다. 주인이 주는 대로 멜라민 사료를 받아 먹었던 수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신장질환으로 죽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인간들이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멜라민 파동으로 중국산 제품, 특히 먹거리는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게 됐다. 그동안 반복돼 온 파동으로 중국산 먹거리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의 품목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이다. 오죽했으면 지난 베이징 올림픽 때 일부 참가 선수들이 자기네가 먹을 음식을 직접 가져 오겠다며 선수촌 음식에까지 불신을 나타냈을까 싶다.
이런 태도에 중국인들은 분노하고 섭섭해 하지만 자업자득의 측면이 크다. 얼마 전 일본에서 중국산 ‘농약만두’ 파동이 일어났을 때 중국 사람들은 “매일 중국산 식품을 우리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 파동을 올림픽을 해치려는 음모로 치부하려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산 유제품을 먹은 아기들이 집단적으로 쓰러지면서 이런 주장의 허구성이 드러난 것이다.
멜라민 파동은 몇 가지 본질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하나는 ‘시장의 야만성’이다. 문제의 유제품에 멜라민이 들어간 것은 단백질 농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우유의 부피 늘리기 위해 물을 섞다 보면 단백질 농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물 탄 우유에 질소함량이 높은 멜라민을 섞으면 농도가 확 증가하게 된다. 수치상으로는 원래의 우유보다 오히려 영양이 더 풍부한 제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윤’이라는 괴물 앞에서 ‘도덕성’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가지는 세계화의 부작용이다.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진 문제의 한국산 제과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중국에서 제조된 것이다. 국내 생산보다 중국 생산이 제조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먹거리가 세계인의 식탁을 점령한지는 이미 오래다. 이유는 간단하다. 싸기 때문이다. 값싼 중국산이 세계 물가를 3분의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이다.
국가 간 교역과 거래가 자유롭게 되면 물건의 생산과 교역은 물이 흐르듯 비용 효율적인 곳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원료에서부터 완제품이 이르기까지 중국산을 피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수습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본질적 문제가 그대로 도사리고 있는 한 중국산 먹거리 파동은 사라지기 함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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