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드럼 연주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뮤지션(Rock History book에 수록, 1976)으로 명예의 전당에도 헌정되었으며(2000), 레코딩 계의 스타인 전설적 드럼주자 얼 팔머(Earl Palmer)가 타계했다고 LA타임스가 21일 크게 보도했다. 향년 83세.
엘비스 프레슬리의 캄보 밴드에서 연주했으며 프랭크 시내트라, 사라 본, 도리스 데이, B B 킹 등 수많은 스타들과 레코딩을 한 얼 팔머는 TV 주제곡 중 유명한 ‘미션 임파서블’ ‘라밤바’ ‘롱텔 셸리’ 등 불멸의 명곡들과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으며 헤아릴 수 없는 TV 커머셜에도 참여했다.
1924년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나 싱어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5세 때 탭 댄싱을 했다. 2차 대전 후 유럽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뉴올리언스로 돌아와 육군음악학교(Gruenwald School)에서 피아노, 퍼쿠션, 작편곡을 공부했다. 탭 댄싱을 한 덕분에 리듬 감각을 터득,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고, 뉴올리언스의 Dave Bartholo Mew 밴드에서, 뮤직 스튜디오에서 재즈, 블루스, R&B, 컨트리 뮤직 등을 섭렵했다.
그는 1957년 LA로 이주, 알라딘 레코드사의 세션맨으로 출발하여 미국의 톱스타 가수들의 레코딩 작업에 20여년동안 참여하면서 스타덤에 올랐으며 그 후로는 재즈계에서 활동했다.
필자는 1995년 캘리포니아 대학 콘서트 순회공연 때 ‘정창균 쿼텟’을 조직했는데 그 멤버는 얼 팔머(드럼), 오라키 브라이언(피아노), 밥 메이즈(베이스) 등 재즈계의 베테런들이었다. 그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후에도 모두 나의 재즈 가스펠 밴드의 단원으로 합류하여 연주하곤 했다. 한인타운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의 가스펠 연주회도 협연했다.
그는 평생 음악을 했지만 이렇게 찬송을 재즈 가스펠로 하는 것이 처음이라면서 듣기도 좋고 예수님 생각이 난다며 기뻐했다. LACC 공연 때 리허설 장소가 필요하자 그는 신이 나서 자신의 집에서 리허설 하자고 자청했으며 나의 아내에게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발음을 정확히 가르쳐 주기도 했다.
얼 팔머는 겸손하고 자상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연주인이었다. 그때 그의 나이는 69세였다. 그와 협연할 때 나는 가장 편안함을 느꼈고, 연주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했다. 그의 정확한 템포와 다이내믹하면서도 포근하게 감싸주는 음악이 그의 특징이었다. 아마 그래서 그렇게 유명했을 것이다.
그는 나에게 큰 음악적 교훈을 주었다. “Chang! 네가 음악적 장르를 확립하기까지는 간혹 동료들이나 청중에게 비난받는 것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후에 크게 평가받는 것을 너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격려해 주곤 했다.
한달 전부터 캘리포니아 대학 재즈 가스펠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그와 공연했던 연주실황 비디오를 보곤 했는데 지난 주일 그가 타계한 소식을 접했다. 나는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미스터 얼 팔머! 당신은 진정한 훌륭한 아티스트였습니다. 훗날 천국에서 만나서 가스펠 빅 밴드를 합시다!”
캘리포니아 대학 순회공연 때 함께 한 연주자들. 왼쪽부터 오라키 브라이언, 필자, 얼 팔머, 밥 메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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