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는 차 구입·셀폰 개설 등 한인 피해 잇달아
웨스트민스터의 한 모텔 객실에 미니공장을 차려놓고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가짜 크레딧카드 및 기프트카드를 대량 제조해온 한인남녀 4명(본보 10월3일자 A1면 보도)이 지난달 30일 경찰에 적발된 사건을 계기로 한인사회에서 신분도용 범죄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신분도용 범죄는 아무리 예방에 신경을 써도 막을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인남성 윤모(50·글렌데일)씨는 약 한달 전 자동차회사로부터 날아온 차량 페이먼트 연체 노티스를 보고 나서야 누군가 자신의 신상정보를 도용해 자동차를 구입한 사실을 알게 됐다. 윤씨는 “고지서를 받자마자 동네 경찰서에 가서 범죄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했는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소식이 없다”며 “미국생활 20년 동안 쌓아올린 좋은 크레딧이 망가져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인여성 장모(32)씨의 경우 3곳의 이동통신회사로부터 돌아가며 핸드폰 페이먼트가 연체됐다는 노티스를 받고 이들 회사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자신은 핸드폰 서비스를 신청한 일이 없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다행히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증명할 수 있었던 김씨는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무서운 세상”이라고 혀를 찼다.
또 지난 7월에는 30대 한인여성 고모씨가 오렌지카운티의 한 머세데스 벤츠 딜러를 찾아가 타인의 명의로 고가의 벤츠를 구입한 뒤 LA 한인타운에서 차를 몰고 가다 경찰에 체포돼 중절도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신분도용 범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본인 스스로가 항시 개인정보 노출을 막기 위해 주의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경찰은 ▲소셜시큐리티 번호 또는 카드는 항상 집안에 보관하고 ▲은행계좌 번호, 이름, 집 주소, 크레딧카드 번호 등 중요한 정보가 담긴 서류는 종이분쇄기를 통해 갈아서 버리고 ▲전화상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신상정보를 절대 알려주지 말고 ▲집을 장기간 비울 땐 이웃에게 우편물 수거를 부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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