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한 기분이 들고 낙심이 되십니까? 평소보다 불운이 잦다고 생각하십니까?”
통근자들로 붐비는 뉴욕의 지하철 안에 요즘 부쩍 나붙는 광고전단이라고 한다. “무슨 문제이든 24시간 안에 결과를 보장합니다”라고 약속하는 점성술가의 광고들이다.
대공황 이래 유래가 없는 금융 재난이 몰아닥치자 점성술가들이 바빠졌다고 한다.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언제 어떤 기업이 무너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하자 앞날을 좀 속 시원히 내다보고 싶다는 욕구가 간절해진 때문이다.
직장이 무사할 지, 이직을 해야 할 지, 집을 팔아야 할지, 돈을 움켜쥐고 있어야 할지 투자를 해야 할지 … 전망이 안 보이고 대책이 안서니 답답한 마음들이 점집으로 향하는 것이다. 특히 대목을 누리기는 월스트릿의 점성술가들이라고 한다.
미국인들이 점성술가를 찾을 때는 십중팔구 사랑 문제이다. “이 남자(여자)랑 잘 될까? 계속 만나야 할까, 헤어져야 할까?” 등 고객들의 질문이 ‘사랑, 사랑, 사랑’이었는데 요즘은 ‘돈, 돈, 돈’으로 바뀌었다고 매리 브라운이라는 점성술가는 말한다.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그는 주로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을 고객으로 하는 ‘월스트릿의 점성술가’. 고액의 스카웃 제의를 받아들여야 할지, 지금 고용주와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지 등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설 때면 금융전문가들이 그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그는 감사 카드들을 많이 받았다는데 예를 들면 “지난 해 베어 스턴스로 이직하려는 걸 말려줘서 고마웠다”는 등의 카드들이다.
지금 같은 불경기에 앞날이 불안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한 것은 한인들도 마찬가지이다. 한인사회의 역술가들도 요즘 상당히 바빠졌다는 소문이다. 용하다고 이름 난 역술가들은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야 만날 수 있고, 그나마 손님이 밀려 30분 이상 상담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역술인이 전하는 요즘의 분위기이다.
“현금 가진 사람들이 사채에 관심을 보입니다. 은행에서 돈을 안 빌려 주니 당장 돈 필요한 사람들은 사채에 의존하게 되지요. 그래서 몇십만달러 가진 사람들이 그 돈으로 사업할 생각을 안하고 돈놀이로 돈을 벌려는 유혹에 빠집니다. 이러 저러한 사람이 돈을 빌려달라는 데 상대할만한 사람인지, 잘못 하다 떼어 먹히는 건 아닌 지 조언을 구하러 오곤 합니다”
아울러 페이먼트를 못해서 은행에서 독촉장이 날아드는데 집을 포기해야 할지, 더 붙잡고 있어야 할지 등 경제 문제, 돈 문제가 고객들의 주 관심사라고 그는 전한다.
다운타운의 한 업주도 답답한 마음에 최근 한 역술원을 찾았다.
“비즈니스가 너무 안 되니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이 많아서 찾아갔지요. 지금처럼 생활비도 안 나올 바에는 비즈니스를 접고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거든요”
그는 “어려워도 참고 2-3년 버텨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전한다.
“100% 믿는 건 아니지만 답답할 때는 나름대로 위안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운이 따르기 어려운 요즘 같은 시기에 점성술가들은 어떤 조언을 할까. 기본적으로 두가지라고 한다. 욕심을 버리라. 의지가 강하면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러고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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