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으로 낭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시상한 오정해씨는 영화 배우뿐 아니라 더욱 성숙해진 창법으로 자신의 음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오정해와 함께하는 전통 음악의 밤
18일 심포니 스페이스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씨와 판소리 단가 ‘사철가’ 듀오 형식
■ 손인영의 ‘나우 무용단’ 공연
24일 NYU 스커볼센터
전통무용에 다양한 현대적 해석 가미한 실험작품
정상급 한국 국악인들이 벌이는 수준 높은 전통 공연들이 10월 뉴욕에서 열린다. 한국전통예술협회 (회장 박수연)는 14회 정기연주회로 ‘오정해와 함께하는 전통음악의 밤’을 18일 오후8시 심포니 스페이스에서 열고 손인영씨의 ‘나우무용단’ 공연이 24일 오후8시 NYU 스커볼센터에 오른다.
고 김소희씨로부터 판소리를 사사했고 중앙대 국악과에 재학 중이던 오정해씨는 93년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서편제’로 약관의 나이에 말 그대로 혜성처럼 떠올랐다. 한국에 멀티플렉스 극장이 생기기 이전인 90년대 초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상영관인 단성사에는 표를 구하려는 인파가 끊이지 않았고 평소에는 극장 한 번 가지 않던 정치인들도 몰려 이른바 ‘의미 있는 영화’에 거물 정치인들이 찾는 전통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오정해씨는 늘씬하고 눈, 코, 입이 모두 커다란 서구형 미인들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을 때 이목구비가 단정하고 부드러운 동양적인 미모와 탁월한 판소리 실력으로 영화계와 국악계 모두 스타로 등장했다. 득음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혼이라도 팔아야 한다고 믿는 전형적인 파우스트형 소리꾼 아버지(김명곤 전 문화부장관 역) 때문에 눈이 먼 한을 소리로 토해내던 송화역을 인상적으로 소화했던 오씨는 이후 ‘태백산맥’과 ‘축제’ 등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 계속 출연했고 지난해에는 임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주인공으로 프랑스 낭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배우로 거듭났다.
배우뿐 아니라 30대 후반의 나이로 원숙한 목소리를 더해가고 있는 오씨는 최근 뮤지컬, 창극 그리고 국악가요 등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며 연주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판소리 ‘춘향가’의 대표적 대목인 ‘사랑가’와 ‘쑥대머리’ 국악가요 ‘배띄어라’를 노래한다. 또한 뉴욕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었던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씨와 함께 판소리 단가 ‘사철가’를 현대 감각에 맞게 재구성, 판소리와 거문고 듀오 형식의 새로운 전통 음악 양식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개막곡으로는 박범훈씨의 ‘신모듬’을 전통예술협회 ‘사운드 오브 코리아’가 국악관현악과 사물놀이의 정교한 조화로 무대에 올린다. 공연장: 피터노톤 심포니 스페이스. 2537 Broadway@W 95st. 212-864-5400 문의: 전통예술협회 212-921-9344.
나우무용단(Now Dance Company)의 뉴욕 공연은 19일부터 25일까지 동부 4개 도시에서 열리는 순회공연 ‘전통과 변화(Tradition & It’s Change)’의 일환이다. 공연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손인영씨는 전통 무용에 다양한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 실험적인 무용을 92년부터 꾸준히 선보
이고 있다. 10월 4일까지도 한국에서 아일랜드 극장 팀과 함께 ‘동서양 음악과 춤의 충돌‘이라는 주제로 20여명의 국제 아티스트들이 벌인 댄스 페스티벌을 치루었다.
이번 공연은 4명의 댄서가 등장하는 ‘금징무’를 시작으로 손씨의 독무 ‘허정’, ‘수류무’, ‘가야금 병창’, ‘무녀무’ , ‘둥둥둥둥’으로 이어진다. 2부에서는 9명의 무용수와 2명의 댄서 등 전 무용단원이 참가하는 25분간의 대작 ‘가베’가 장식할 예정이다. 92년 창단해 전세계에서 순회 공연을 벌이고 있는 나우무용단은 40여개의 자체 레퍼토리를 가
지고 있고 링컨센터 아웃오브도어 페스티벌에서도 공연했다. 뉴욕타임스는 손씨의 무용을 “지극히 우아하고 섬세해 마치 자연의 신비를 한 꺼풀씩 벗겨 내가는 듯 한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나우무용단의 순회 공연은 오는 19일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시너드홀을 시작으로 21일 코넬대학, 25일 로드아일랜드 한인회와 스미스필드의 브라이언트대학교에서 계속된다. 손씨는 세종대학교 무용과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컬럼비아대학원에서 무용교육으로 석사를 받았다.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한 후 문예진흥원 해외연수 장학생으로 선발됐으며, 라커펠러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버팔로대학교 초청 안무가, 퀸즈칼리지 무용과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서울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고 현재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05년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월드뮤직인스티튜트가 주최하고,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후원한다. NYU 스커볼센터(566 LaGuardia Place@Washington Square South). 문의: 코리아소사이어티 212-759-7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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