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는데도 세계 증시는 급락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폭락세로 돌변한 증시는 연방 정부의 7,000억달러 금융 구제안,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의 기업 어음 매입에 이르기까지 온갖 처방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추락하고 있는 것은 회사 주식만이 아니다. 연예인의 수상 확률에서 정치인에 당락에 이르기까지 미래가 불확실한 모든 사안에 대한 주식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전자 시장 인트레이드에서 존 매케인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당선 가능성에 따라 0부터 100까지 사이를 오르내리는 매케인 주가는 한 달 전 50에서 8일 현재 24로 떨어졌다. 반면 버락 오바마 주가는 50에서 76으로 올라섰다. 자기 돈을 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은 매케인 당선 가능성을 24%, 오바마 당선 가능성을 76%로 본다는 얘기다.
인트레이드의 예측은 일반 여론 조사보다 정확한 것으로 정평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반 여론 조사 응답자는 어떤 대답을 해도 자기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다. 따라서 즉흥적이거나 무책임한 대답이 나오기 쉽다. 반면 인트레이드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데이터를 종합해 치밀한 분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잘못 맞출 경우 자기 돈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 조사를 종합해 평균을 낸 결과도 전체적으로 오바마가 5% 정도 앞서 있다. 대선 판세를 가를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펜실베니아, 플로리다, 오하이오, 미시건 등 소위 ‘전투지역 주’에서 모두 우세한 것은 물론이고 전통적으로 공화당 표밭인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미주리 등지에서도 약간 앞서 가거나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이번 대선은 그냥 승리가 아니라 오바마의 압승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가 나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호주머니 사정이 신통치 않다고 느끼면 집권당에 표를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경기가 나쁜 정도가 아니라 대공황 이래 최악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연일 계속되는 주가 폭락과 대형 투자 은행의 파산, 은행 폐업, 신용 경색 등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매케인 아니라 매케인 할아버지가 나온다 해도 어렵다.
그래서인지 7일 열린 두 번째 토론회에 나온 매케인의 모습은 좀 김이 빠진 모습이다. 끝나고도 오바마는 참석자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오래 얘기를 나눈 반면 매케인은 일찍 자리를 떠 대조를 이뤘다. 토론이 끝난 후 CNN 조사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가 “오바마가 잘 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아직 한번 더 토론이 남아 있지만 그것이 역전의 기회를 줄 가능성이란 별로 없어 보인다.
항상 기적은 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는 말도 있기는 있다. 그러나 기적은 잘 일어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올해도 거기서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 인트레이드 투자가들의 결론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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