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200원 이상 치솟아 학비·생활비 ‘휘청’
파트타임 일 잡고
학업포기 걱정도
LA 인근 한 신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 김모씨는 내달부터 파트타임 청소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보내주는 돈 만으로는 자신을 비롯한 4인 가족이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해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왔는데 요즘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생활비 일부를 자체 조달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불과 한달 새 200원 이상 치솟은 원·달러 환율에 유학생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비와 생활비 중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보내오는 돈에 의존하는 유학생활의 특성상 환율이 오를수록 받는 돈 액수는 줄어들어 유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씀씀이를 줄이는 동시에 파트타임 잡을 통해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계속 늘어나는 학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귀국 결심을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LA한인타운 내 한 영어학원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안모씨는 “학비 500달러를 포함해 한국에 있는 부모님으로부터 매달 1,500달러를 지원받고 있는데 환율이 급등하는 바람에 부모님의 부담이 커졌다”며 “환율이 내리지 않는다면 어학연수를 포기하고 귀국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하버시티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조기유학을 온 박모군은 미국에서 학업을 포기하고 귀국을 결심했다. 2년 전 동생과 함께 도미해 현재 친척집에 머물고 있는 박군은 집세와 생활비로 매달 3,000달러 정도를 송금받지만 더 이상 미국에서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어차피 한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로 계획을 세운 만큼 고학년이 되기 전에 귀국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환율 급등 인한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묘안을 짜내는 유학생들도 있다. LA지역 명문 사립대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차모씨는 급한 대로 여자친구의 돈을 빌려 쓰고 있다. 여자친구가 LA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꼬박꼬박 달러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여자친구의 돈을 먼저 사용한 뒤 환율이 조정되면 갚기로 한 것.
25년 전 미국에 이민 온 한인남성 김모씨는 “유학생들도, 동포들도 고달프기는 마찬가지”라며 “이 같은 위기상황이 지나가면 다시 좋은 시절이 오지 않겠느냐”고 희망을 나타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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