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급락 한줄기 빛되나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는 신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의 소비위축을 보여주는 지표에 이어 산업생산도 대폭 감소하는 등 미 경제의 침체는 이제 우려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유가와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수요 감소 예상으로 급락하고 있어 그나마 세계 경제에 고통을 다소 덜어주는 한줄기 빛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미 경기침체 진입 가시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월 산업생산이 2.8% 감소했다고 16일 밝혀 1974년 10월 이후 3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산업생산이 줄었다.
FRB는 허리케인과 보잉사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을 이유로 들기는 했지만 제조업 활동이 성장 둔화로 전반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날 뉴욕지역 제조업 경기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날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도 18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 실물경제가 움츠러드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발표한 10월 제조업 지수는 마이너스 37.5를 기록, 1990년 이후 최악의 수치를 보였다.
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타내는 이 지수는 9월의 3.8에서 크게 악화된 것이자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의 전망치인 마이너스 5도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앞서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전날 발표한 뉴욕주의 제조업활동을 나타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10월에 마이너스 24.6을 기록, 9월의 마이너스 7.4보다 더 떨어졌었다.
또 상무부가 전날 발표한 9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1.2% 감소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1991년 이후 17년만에 처음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여 미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지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모건스탠리 아시아의 스티븐 로치 회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2010년까지 지속될 수 있는 경기침체에 직면했다면서 현재 6.1%인 실업률이 내년에는 7~8%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가 급락… 금리인하
소비심리에 도움될 듯 =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는 유가와 금속.곡물 등 상품 가격을 급락세로 이끌고 있다.
또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성장이 세계 경기 하강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도 원자재가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중국전기위원회가 밝힌 중국의 올해 들어 9월까지 산업생산은 15.2% 증가해 8월까지의 15.7%에 비해 둔화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6.3%나 급락한 배럴당 69.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7월11일의 사상 최고치인 147.27달러에 비해 52.5%나 떨어졌다.
산업전반에 쓰이는 구리 가격도 추락세를 이어가며 2006년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12월 인도분 구리 값은 이날 5.7% 떨어진 파운드당 2.0855달러를 기록했다. 5월의 최고치에 비하면 51%나 폭락했다.
은 가격도 5.4% 떨어진 온스당 9.635달러에 거래돼 2006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은값은 올해 들어 34%나 떨어졌다.
금값도 현금 확보를 위해 매도세가 늘어나면서 4.1%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12월 인도분 옥수수는 0.9% 떨어진 부셸당 3.845달러에 거래돼 7월27일의 최고치인 7.9925달러에 비해 52% 하락했고, 밀 가격도 부셸당 5.5525달러에 거래돼 2월27일의 최고치인 13.495달러에 비해 59%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19개 상품으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스 CRB 지수는 7월의 최고치에서 42%나 떨어져 2004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의 고공행진을 했던 원자재가의 급락은 인플레이션을 완화시켜 미국 등의 통화당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에너지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전월과 동일한 수준에 머문 것이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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