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대화를 안 하고 살 수는 없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이나 행동뿐만 아니라 말을 하지 않는 것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모두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대화 능력은 일상생활 중에 우리가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간단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친구를 사귀고 남과의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어린아이에 경우는 당연히 학습을 하고 앞으로 성공적인 삶을 성취하기 위해 미리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대화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을 하면 우리는 쉽게 말을 못하는 사람이거나 행동장애를 가진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그것을 조금 자세히 분류해 보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언어구사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로 청각장애로 듣는 능력이 없거나 말을 하는 신체적 기관의 이상으로 말을 못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하는 언어장애이다. 두 번째는 정신지체가 있거나 문화적인 결핍이나 외국어의 사용으로 언어이해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이며, 세 번째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대화 능력의 결핍을 들 수 있다.

그러므로 대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종류와 수준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 모두가 항상 관심을 가지고 향상시키려고 노력해야 하는 문제이다. 장애가 없는 자녀들에게도 항상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고 발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하는데 표현력과 자기주장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는 가정에 있으며 부모들이 그 열쇠를 쥐고 있다. 그것은 바로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대화하는 방법인데 가장 쉬우면서도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이다.

부모의 눈에는 자녀의 어린 생각과 행동이 항상 불안하고 보호해 주어야 할 것 같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녀의 말은 자연스럽게 무시되게 된다. 좋은 부모를 보면 친구같이 대화하는 사람들이고 자녀를 존중해 주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자폐나 정신지체로 인해 장애가 있는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대화 능력이 계발되지 않기에 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최근 연구들은 장애아동이 언어로 자신을 표현할 수 없을 때 여러 가지 부적절한 행동장애로 나타난다고 보고 언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언어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자폐아동의 경우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도록 교육한다. 실제적인 물건을 집거나 손가락으로 가리켜 의사소통을 하게 하거나, 사진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는 실물에 가깝게 그린 그림으로 대치하는 방법이 있으며 또는 선으로만 간단하게 그린 그림을 보여주며 대화하도록 하기도 한다.

가장 어려운 심벌인 글씨로 쓴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심벌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눈으로 표현을 하거나 제스처를 사용하거나 수화를 사용하도록 가르치기도 한다. 말이 아닌 방법으로 대화 능력을 교육하다보면 평생 말을 못 배우게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을 쓰느냐가 아니라 남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알아듣게 하는 것이고 바로 그것이 누구나 가져야 할 대화 능력이다.

이민생활로 영어를 배워야 하는 우리의 입장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다. 문법과 발음까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할 때까지 외국인 앞에서 말을 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는 무의미한 음성으로 들릴 한국말이든 손짓, 발짓, 외마디 영어 단어, 그림들을 가리켜서라도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리고 세월이 지나 영어가 입에 붙으면 다른 것의 사용은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김효선 교수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