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9일(미국시간) 이번 대선 들어 처음으로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와 공동유세를 가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격전지 가운데 가장 치열한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플로리다주 키시미에서 오바마의 막판 뒷심을 보태는데 적극 나섰다.
클린턴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로 플로리다에서 승리한 후보는 없었다. 그만큼 히스패닉계 미국인들이 많은 플로리다에서 클린턴의 영향력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여서 오바마 입장에서는 큰 원군을 얻은 것.
클린턴은 이날 밤 11시께 3만5천명의 청중이 운집한 행사장에 오바마와 함께 등장, 새로운 대통령 오바마를 맞을 준비가 돼 있습니까라며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특히 내가 백악관에서 있어봐서 아는데 오바마는 철학, 정책, 정책결정 능력, 결정된 정책을 집행할 추진력 등에서 뛰어나다며 여러분 모두 투표장에 나와야 하는 것은 물론 부동층 유권자들에게도 전화와 이메일을 해서 투표장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클린턴은 오바마가 지난 8월말 덴버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지명을 받았을 때 지지연설을 했지만, 이후 유세장을 따라다니며 오바마 지지확산을 위해 뛰지는 않았다.
민주당 당내경선 당시 부인 힐러리의 선거총책을 맡다시피한 클린턴은 오바마를 겨냥해 언론의 과장된 보도로 부풀려진 경량급 선수라고 평가절하하는 등 `적대적’ 관계였기 때문이다.
이날 오바마-클린턴 첫 공동유세를 놓고 미국 언론들은 양측의 불화가 정리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클린턴 입장에서는 오바마 정부 아래서 자신과 힐러리의 입지를 고려해 선거막판 `보험성’ 선거유세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의 플로리다 유세에 앞서 전파를 탄 오바마의 초대형 TV광고에 그의 대선장정을 도와준 수많은 주지사, 상.하원의원 등이 등장했지만 정작 클린턴 부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은 정치적 힘이 과거권력이 아닌 `미래권력’ 쪽에 쏠려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지금 당장 아쉬운 쪽은 클린턴 부부이지, 오바마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른바 오바마 대세론은 콧대 높은 클린턴 부부마저 주저앉힌 셈이다.
ks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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