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쫓겨날 처지… 머물러도 되나요”
실직 등 경제적 이유
한달에 1~2건 상담
“곧 아파트에서 나가야 합니다. 갈 곳이 없습니다. 좀 머물 수 있나요?”
한인 비영리 봉사단체 ‘소중한 사람들’(구 거리선교회·대표 김수철 목사)의 이은주 전도사는 최근들어 거처를 찾는 한인들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
불경기로 일자리를 잃은 40~50대 중년 한인남성들이 ‘잠잘 곳’이 필요하다며 ‘소중한 사람들’의 재활 셸터로 문의를 해오는 것. 최근 2~3개월 동안 한 달에 한두건 계속 문의가 들어온다.
지난 9월에는 50대 한인 남성이 감원으로 아파트 렌트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쫓겨날 상황에 놓였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다행히 그는 셸터에 머무는 동안 직장을 다시 구해 일주일 만에 독립했다.
지난 달에는 한국에서 대기업에 근무한 적이 있는 40대 남성이 셸터로 직접 찾아왔다.
무작정 미국으로 왔지만 영주권이 없어 허드렛일을 도우며 살았다는 그.
불경기로 일자리를 잃었다며 일주일 뒤면 아파트에서 나와야 하는데 셸터에서 머물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은주 전도사는 “마지막까지 최대한 찾아보고 정 갈 곳이 없으면 오라고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일이 순조롭게 풀렸기를 바란다”면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실직으로 누구든 쉽게 노숙자나 무숙자가 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노숙자들의 유형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마약이나 알콜, 도박 등의 중독문제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 사람들이 갈 곳이 없어 셸터에 도움을 청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여름부터는 감원이나 실직, 사업 실패 등으로 경제력을 상실한 사람들이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문의를 해 오는 사례도 부쩍 늘어난 것이다.
노숙자들을 돕는 봉사단체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홈리스라고 하면 남루한 차림에 마약으로 초점을 잃어버린 눈동자 등을 상상하지만 요즘 같은 때는 어제까지도 멀쩡하게 일하던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몇달 동안 렌트비를 내지 못하다 보면 홈리스가 된다”면서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자동차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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