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이후 정보기술(IT) 거대 기업의 차기 CEO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져 왔다.
스티브 잡스는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어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잡스에 못지않은 천재성을 인정받는 최고운영경영자(COO) 팀 쿡이 차기 리더이자 유력한 CEO 후보로 꼽히고 있다.
11일 미 경제전문 포천지에 따르면 잡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영 천재로 IT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탁월한 비전과 영향력을 갖고 있으나 그에 버금가는 유일한 인물은 COO인 팀 쿡이라고 할 수 있다.
쿡은 최근 애플 내부 인사들에게 잡스를 대신한다니 말이 안된다. 잡스를 대신할 만한 인물은 없다며 사람들이 알아야 게 있는데 내가 퇴직한 뒤에도 잡스는 70대 후반까지 애플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쿡은 후계자 문제가 거론되는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듯하지만 2004년 잡스가 암 수술을 받았던 두 달간 잡스를 대신해 임시 CEO로 일했다.
애플의 후계자 문제는 잡스를 포함한 이사회 멤버 8명 정도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이 돼 있다.
IT시장 전문가인 토니 사코나기는 팀 쿡이 차기 CEO로 예정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공개할 수가 없을 것이다. 잡스의 영향력이 워낙 크고 회사로선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앨라배마 출신의 쿡은 어번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했으며 `일 중독자’이자 사이클링을 좋아하는 운동광이기도 하다.
IBM에 12년 재직한 경력이 있고 컴팩 컴퓨터사에서 일하던 중 1998년 애플로 이직한 쿡은 컴퓨터 산업 부문에서 16년 이상 종사해 왔던 베테랑이었다. 잡스는 생산·영업 부문을 개선하기 위해 쿡을 스카웃했다.
쿡이 옮겨 올 당시 애플은 컴퓨터 제조와 유통, 공급 장비 등 회사 운영에서 `형편없다’는 평을 듣고 있었고 쿡은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맡았다.
애플에 오자마자 그는 운영팀 멤버 회의를 소집했고 특히 열악한 상태였던 아시아 지역의 유통과 제조 부문이 회의의 주제로 떠올랐다.
쿡은 정말 상태가 좋지 않다. 누군가 중국에 가서 일을 좀 처리해야 되겠는데…라고 언급한 뒤 팀원이던 사비 칸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사비 칸은 쿡의 핵심 참모이자 애플 운영팀 이사로 재직중인 인물로 쿡은 회의 시작 30분쯤 지날 무렵 갑자기 칸에게 너 아직도 여기 앉아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칸은 회의 도중에 벌떡 일어나서 차를 몰고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으로 직행했고 옷도 챙기지 못한 채, 귀국 일정 예약도 없이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떠났다.
쿡이라는 인물에 대한 케케묵은 일화의 하나로 그는 일을 끊임없이 몰아붙이는, 아주 냉정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애플에 입사한 직후 쿡은 제조 부문에 대수술을 감행, 전세계에 퍼져 있던 공장과 창고 시설을 폐쇄하고 제조 부문은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 쿡은 `재고가 본질적으로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통상 재고는 한 주에 1~2%씩 가치가 떨어지게 돼 있고 지금같은 경기 침체 상황에선 더욱 해만 끼치게 된다. 쿡의 `수술’ 덕분에 애플의 재고량은 당시 월 단위가 아닌 일 단위로 계산할 정도로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쿡은 목장을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신선도 유효 기간이 지나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말해 왔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팟, 맥북 컴퓨터 모델 등 신제품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면서도 제품들을 적절하고 조화롭게 유통시키는 영업 전략은 애플의 성공 `기적’을 이룩한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쿡은 탁월한 운영 및 마케팅 전략을 통해 애플의 비용 부담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애플은 지금 `현금 제조기’로 불리며 부채는 없이 쌓아둔 현금이 245억 달러에 이른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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