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3일째 급락..유럽증시도 이틀 연속 하락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증시가 다시 추락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타격을 심화시켜 전세계적인 심각한 경기침체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실업증가와 소비위축 등 경기침체의 고통이 최근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케하는 부정적 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10월의 폭락세에서 벗어난듯 했던 증시는 최근의 반짝 반등을 마치고 다시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미.유럽 증시 연일 추락 = 12일(현지시간) 미 뉴욕 증시는 주요 지수가 5% 안팎 하락하면서 3일째 급락세를 이어갔고 유럽 증시도 이틀째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411.30포인트(4.73%)나 떨어진 8,282.82로 마감, 8,300선이 무너졌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81.69포인트(5.17%) 떨어진 1,499.21을 기록해 1,500선이 무너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46.65포인트(5.19%) 하락한 852.30에 각각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달 27일 기록했던 올해 종가 최저치(다우지수 8,175, S&P500지수 848) 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이지만 나스닥은 5년반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날 증시는 미 최대의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실적전망 하향 조정 소식이 소비위축에 따른 실물경제의 위기의 공포를 자극하면서 하락세로 출발한뒤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도 보베스파(Bovespa) 지수가 이날 7.75% 떨어진 34,373포인트로 거래를 마치며 폭락했다.
유럽 주요 증시도 경기침체 우려 속에 프랑스와 독일 증시가 3% 안팎 하락하는 등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핵심지수 FTSE100은 전일대비 1.52% 하락한 4,182.02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07% 하락한 3,233.96으로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도 2.96% 하락한 4,620.80으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운용하는 뉴스코퍼레이션이 전세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25개국, 150개 기업 주식들로 구성해 전날 공개한 글로벌다우지수(GDOW, G다우)는 이날 4.12% 내린 1,431.27을 기록했다.
◇ 실물경제 ‘암운’..심각한 경기침체 우려 = 이날 미국과 유럽에서는 실물경제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내는 소식들이 이어졌다.
가전제품 유통업체 서킷시티가 전날 파산보호신청을 한데 이어 베스트바이가 이날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소비위축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와 도산 우려는 더욱 커졌다.
베스트바이는 2009 회계연도 순익 전망치를 주당 3.25∼3.40달러에서 주당 2.30∼2.9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베스트바이는 올 회계연도의 남은 기간 동일점포 판매가 5∼15% 감소하고 연간 전체로는 1∼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매출은 437억∼455억달러로 예상했다.
미국 최대의 백화점인 메이시도 지난 3.4분기에 4천400만달러(주당 10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어려움은 미국의 고용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소매업종에서 감원이 잇따를 것임을 예고하고 있어 이미 10월에 6.5%를 기록한 실업률의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사정 악화 및 소비위축의 악순환 우려를 커지게 하고 있다.
소비위축은 연말 쇼핑시즌의 기대를 사라지게 하면서 미 경제가 30년만에 가장 긴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란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3일부터 11일까지 경제전문가 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소비지출이 3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30년만에 최장기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3.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를 기록한데 이어 4분기에는 -3%로 하락폭이 더 커지고 내년 1분기에도 -1.5%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추세는 1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4-75년 이후 최장기 불황에 해당한다.
유럽도 경기침체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잇따랐다. 지난 9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 산업생산은 8월에 비해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 실업자 수가 7∼9월 3개월 동안 14만명이나 늘어 11년래 최고치인 182만명을 기록했다. 영국 국가통계청은 7∼9월 실업률이 전분기 5.4%에서 5.8%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영국이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갔으며, 내년에도 경제가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증시 다시 바닥 확인과정 거칠듯 = 이같이 실물경제 악화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증시는 당분간 다시 바닥을 확인하는 어려운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되기는 했지만 이 보다 더 무서운 실물경제 위기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의 전략가인 토머스 리는 블룸버그 통신에 미 증시가 10월의 저점으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며 1900년 이후 약세장에서 저점을 다시 시험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 86%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날 8,300선이 무너진 다우지수가 8,000선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소비심리나 투자심리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캔터피츠제럴드의 시장 전략가인 마크 파도는 마켓워치에 소비자신뢰지수가 다시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연말 쇼핑시즌의 전망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최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이것이 소비심리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브뤼셀=연합뉴스)
김지훈 김영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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