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이산 가족 상봉은 단지 면회에 불과합니다. 이런 속도라면 500년은 걸려야 모든 신청자들이 떨어진 가족을 볼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의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이상철 위원장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사업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인권 차원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UN을 직접 방문하게 됐다”며 “초행길이기는 했지만 90% 이상의 목표를 달성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15명의 방문단을 이끌고 뉴욕 소재 UN 본부를 찾아 주요 관계 인사들을 만나고 일천만이산가족위 뉴욕지회(회장 김창묵)를 설립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이 위원장은 14일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 워싱턴 지회도 설립되면 국제사회에 이산가족 상봉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알리고 도움을 얻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위원회는 14일 결성되는 워싱턴 지회를 통해 미 정계와 협력 통로를 트고 뉴욕지회는 UN 등 국제사회와 NGO 단체와 연결 고리를 맺어간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위원회가 적지 않은 방문단을 이끌고 UN을 직접 찾은 데는 당사자들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마음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정부는 1조6,000억원을 북한에 원조했지만 1983년 적십자 회담이 시작된 이후 상봉 숫자는 1,600명. 1명 당 10억원이라는 비효율의 극치를 보여준 셈이다.
이 위원장은 “ 이산 가족 전체의 동시적 생사 확인, 서신 교환, 방문과 상봉, 자유의사에 의한 재결합 등 4단계 심인 방식 도입이 요구된다”며 “한 해에 1만명씩 상봉을 할 수 있다면 10년이면 신청자들 모두가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산가족 상봉신청은 12만5,000명이었는데 그동안 3만5,000명이 사망해 위원회는 시간과도 절박한 싸움을 하고 있다.
다행히 UN에서 박인국 주UN 한국대사, 김원수 UN 사무총장 특보, 크레이그 모카이비 인권위원회 부디렉터 등을 만나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고무됐다.
미국 내에서 한인 이산가족 상봉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샘소리재단과도 네트워킹을 했다. 워싱턴에서 14일 NED 등 미 정계 및 NGO 단체들을 방문하고 한국전 참전 기념물에 헌화하는 등 다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미국내 한인 실향민들이 이산가족 문제에 새롭게 눈을 뜨고 2세, 3세 등 젊은 세대의 관심이 늘고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1세의 한을 풀어주고 민족과 사회를 통합하는 의미가 있는 이산가족 상봉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UN 방문 중 반기문 사무총장과 이명박 한국 대통령,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와 지난 10월21일 작성된 위원회 결의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연혁 등의 자료들을 준비해 배포했으나 접수를 거부하던 북한대표부는 우연히 복도에서 관계자를 만나 전하는 해프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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