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박업소, 식당 웃고, 변호사, 어학원 울고
한·미간 비자면제프로그램(VWP)으로 관광과 상용 목적의 90일 이내 무비자 한·미방문이 17일(월) 시작됐다. VWP 적용으로 미국을 방문하려는 여행객은 전자여권을 소지해야 하며 여행 전에 반드시 전자여행허가 사이트(https://esta.cbp.dhs.gov)를 통해 입국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미 비자를 받기 위해 지불해야 했던 각종 수수료와 비용 등 총 1,00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국제적인 협력과 보안, 한·미 동맹 강화와 같은 국가적인 차원 외에도 현지 경기, 일자리 창출, 한인사회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17일 시작된 VWP로 인해 어떤 업종이 뜨고 지는지 알아봤다.
◇ 항공·관광업계의 발걸음 분주
지난해 미국을 방문했던 한국인 관광객 수는 약 70만 명. 미국 현지에서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 적어도 2~3배 방문객이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미주노선을 증편하고 특수를 꾀하고 있다.대한항공은 인천~워싱턴 노선과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기존 주 4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해 매일 운항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9월 고유가로 운항을 중단했던 라스베가스 노선도 내달 16일 주 3회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아시아나는 인천~LA 노선을 내년 1월10일까지 기존 주 11회에서 14회로, 내달 25일까지 인천~시애틀은 주 3회에서 4회로 운항한다.
◇ 숙박업소·식당 가장 큰 수혜
미 무비자 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는 LA 한인타운 내의 하숙집을 포함한 숙박업소들과 식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타운 내에 더 이상 신규업소가 생겨날 자리가 없어 기존 업소들이 무비자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F, NY, 라스베가스 등 한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미 도시의 한인 식당들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OTRA(LA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언론에 보도된 때문인지 지난해 40여 개에 지나지 않던 LA 내 한인 하숙집이 지금은 100개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집을 개조해 하숙업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물가가 높은 미국에서 관광 목적이 아닌 단기체류자는 호텔이나 모텔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하숙집을 찾고 있다. 이 외에 휴대폰 가게, 술집, 노래방 업종 역시 타운내 신규업소 신설이 힘들어 매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증가
미국에 투자할 의향이 있음에도 비자 수속절차 등으로 망설이던 한국인과 한국기업들이 예전보다 쉽게 현지를 둘러보고 투자함으로써 한인사회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어학원은 울상
반면 지는 업종도 있게 마련이다. 가장 대표적인 업종은 한인변호사다. 현재 미 전역에는 SF, LA, NY 등에서 약 1,000여명에 이르는 한인변호사들이 한인 밀집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고객은 현지 동포들과 한국에서 건너온 방문객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관광 비자로 학생 비자·투자 비자 등으로의 신분변경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 내 장기체류나 영주권 등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무비자로 입국하게 되면 신분변경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이와 관련된 이민업무를 주업으로 삼던 한인변호사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아울러 미국에 관광 비자 등으로 입국해 어학원(Language Course)등록을 통해 학생 비자(F-1)로 전환을 하는 방법이 앞으로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에 어학원도 마찬가지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중 기자> dj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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