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사람이라 함은 친분이 있거나 없거나 우리가 직접 만나본 사람을 말한다. 우리가 사람을 사귀려면, 서로 대면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사진을 통해서 보았거나, 멀리에서 본 사람을 우리가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편지를 주고 받던 옛날에는 ‘펜팔’이 있었다. 모르는 사람과 편지로 사귀기도 하고 나중에는 서로 만나기도 하였다. 글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은 사람끼리의 생각을 주고 받는 것이어서, 속마음과 속사정을 글로 터놓게 되니 자연히 얼굴을 대면하는 것 보다도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잘 알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어느 면에서는 외형보다는 내형을 더 많이 알게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 받다가 만나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이성인 경우에는 결혼을 하게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었다.
옛날과 달리 요즈음에는‘학연’이나 ‘지연’에서 벗어나, ‘동아리’형태의 사귐이 활발하여지고, 학교의 친구들보다는 ‘동아리의 벗들’을 만나는 일이 허다하다. 생활이 다양해지면서 사람들은 취미나 특기도 다양해져서 여러형태의 사귐과 만남이 이루어진다. 더구나 이제는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에 깊숙히 들어와, 사람을 사귀는 방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그 연결의 고리는 인터넷을 통하여 더욱 멀리 그리고 더욱 넓게 세계 각국을 향하여 퍼져 나간다.
불로그나 유튜브 혹은 메센저를 통해서 단번에 뜻이 통하고 모르는 사람과의 친분도 거침없이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사귐은 서로간에 글을 주고 받으면서 내면의 사귐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는 ‘아는 사람’의 범주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귐의 시대가 도래하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새로운 광장에서는 우리가 이제까지 모르는 사람을 낯설어하였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면서 먼곳에 있는 모르는 사람과의 사귐을 가능하게 한다. 서로 얼굴을 대면하지 못하였으니 먼곳에 있는 낯선사람과 의견을 교환한다는 일은, 가면 무도회에서 얼굴을 가린 사람들과 함께하는 파티와 같다 할 것이다.
불로그나 카페에는 낯선사람들로 가득하다. 아이들이 철이들기 시작할 무렵에 부모에게서 듣는 충고는 ‘모르는 사람들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특히 납치범들이 판을 칠 때에 그러하다. 모든 사귐에는 좋은 사귐이 있고 해로운 사귐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사귀는 일에 조심을 하는 것이다. 이제는 얼굴을 가린 정체모를 사람에게 피해를 입게되는 일이 인터넷 세상에서도 발생하는 것을 본다. 특히 유명인사들이 피해자가 되는 일이 많아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한다.
얼굴을 감춘 익명성을 앞세워 유명인에게 악풀을 달거나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다. 앞으로는 그 피해를 방지하는 법을 만든다고 하는데, 사람의 마음을 법이 제어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의 법이 있으나, 범죄자는 줄지 않고 있다, 범죄를 즐기는 사람까지 나타나는 현실에서 전파를 타는 인터넷의 범죄를 어찌할 것인가.
아는 사람은 제한되어 있고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우리는 매일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가 알지못하는 곳에서 오는 세계의 뉴스를 본다. 인터넷으로 세상은 더욱 좁아지고 사람들의 생각은 이리저리 얽히면서 한없이 벋어나간다. 현대인들의 생각과 마음의 방향이 지금 어디를 향하여 가고있는가. 사람의 마음이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우리가 직접 만나야만 들을 수가 있었던 소식을 이제는 만나지 않고도 모든 매체를 통하여 알게 될 뿐인 것이다. 보편적인 사람들의 마음이란 별것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바라볼 때에, 모르는 사람들의 마음도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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