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AK 입양가족 회원들이 행사를 마치고 밝은 새해를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편이랑 제가 직장이 있어 아이들 키우는 데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아이들이 세상에서 처음 보이는 행동을 볼 때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유진이와 우찬이가 곧 우리가족 행복이죠.”
지난 6일 카슨지역 포도원 교회에서 열린 ‘2008 한국입양홍보회(MPAK·이사장 최석춘) 송년모임’에 참석한 전지아씨(43),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이야기 하는 동안에도 연신 아이들에게 시선을 향했다.
아이를 가질 시간을 놓친 전씨는 남편 사이먼 박씨(45)와 지난 2005년 갓난아기였던 유진이를 입양했다.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까지 구별할 줄 아는 유진(3)이는 혼자서 의사표현을 할 정도로 깍쟁이 꼬마숙녀가 다됐다. 부부는 올해 귀염둥이 아들 우찬(1)이도 입양했다.
“처음에는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욕심에 입양을 했죠. 하지만 아이들이 커갈수록 ‘애들이 우리부부를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아빠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책임감을 느낀다는 사이먼 박씨는 “입양한 아이들 때문에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됐다”며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입양가족 송년모임에 참석한 부모들은 모두 박씨 부부와 같은 마음이었다. 아이들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손을 잡고 오는 부부, 허리춤에 아이를 꼭 안고 인사를 건네는 부부, 집에 가고 싶다는 아이를 달래는 부부까지 여느 가정 못지않은 따뜻함이 묻어났다.
MPAK을 이끌고 있는 최석춘 이사장은 “미국에서만 100여 회원가정이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며 “지금도 많은 한인들이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최 회장 자신도 어릴 적 해외로 입양돼 성장했고, 지금은 입양한 아이의 믿음직한 아빠다. 그는 지난 11월 한국 보건복지 가족부를 직접 찾아갔다. 자녀 입양을 원하는 미국 내 스물다섯 가정의 입양을 승인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최 이사장은 “한국 정부는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 보낼 때 부모나이를 44세로 제한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거주하며 입양을 원하는 한인들의 경우 10명 중 9명이 44세가 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민생활을 하는 한인의 경우 경제적 안정을 갖추는 시기는 대체로 이 나이를 넘길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해외동포가 한국에서 아이들 입양을 원할 경우에는 이런 조항을 예외로 해주면 좋겠다”고 거듭 밝혔다.
올 송년모임에는 L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인 박 선수가 방문해 자신이 직접 사인한 골프공을 선물했다. 입양인인 LA소방국 윌리엄 맥 부국장은 산타클로스로 분장해 자녀들에게 부모가 준비한 선물을 나눠줬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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