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추모 기도회에서 유가족들이 슬픔을 누르지 못하고 흐느끼고 있다. (왼쪽부터) 숨진 윤영미씨의 친정아버지 이상현씨, 남편 윤동윤씨, 남편 윤씨의 형 윤치현씨, 남동생 이백관씨, 여동생 이유미씨. <최갑식 기자>
“모두 하늘에서 편히 쉬길…”
해병대 FA-18 전투기 추락사고 이틀이 지난 10일 샌디에고를 비롯한 미 전국은 참변을 당한 윤영미(36)씨와 친정어머니 김석임(60)씨, 두 딸 하은, 하영양을 추모하는 분위기로 가득했다.
윤 씨 가족이 출석하던 샌디에고 연합감리교회에서 이날 저녁 열린 추모 기도회에는 유가족과 교회 한인 신도들, 그리고 이웃 주민들까지 50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윤 씨 가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눴다.
신영각 담임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이날 추모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날벼락 같은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일가족 4명을 위해 기도했고, 특히 평소에 윤 씨 가족을 모르던 미국인 주민들도 400여명이나 몰려 마치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인 듯 슬퍼했다.
윤영미씨의 남편 윤동윤씨와 한국에서 온 친정아버지 이상현씨, 남동생 이백관, 이준화씨, 여동생 이유미씨 등 유족들은 추모 기도회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흐느꼈고, 이상현씨는 큰 딸과 부인, 외손녀들을 졸지에 한꺼번에 잃은 슬픔에 침통한 표정으로 “억장이 무너진다”고 심경을 토로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전남 담양 집을 떠나 이날 LA공항을 거쳐 샌디에고에 도착, 윤동윤씨와 사돈 가족들을 만나 함께 현장을 찾은 아버지 이씨와 동생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한꺼번에 4명이나 잃은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망연자실하다 단란한 가정의 보금자리가 한순간에 무너지며 모든 것을 앗아간 현장을 보며 결국 오열했다.
특히 윤동윤씨가 전투기 폭발로 폐허가 된 집터에서 가족들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이를 가슴에 안고 나오자 온 가족이 이를 함께 보며 눈물을 쏟았다. 윤 씨는 마치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겠다는 듯 폐허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며 집터를 떠나지 않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한편 사고기 조종사가 소속된 미 해병대 미라마 항공기지 사령관 마이클 레너트 소장이 10일 오후 출라비스타에 있는 윤동윤씨의 누나 박애숙씨의 집을 직접 찾아와 슬픔에 빠진 윤 씨 가족들을 위로하고 사고 원인 규명과 보상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유가족들과 함께 사고 현장을 찾기도 한 레너트 소장은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 죄송하다”며 “보상 관련 담당자를 보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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