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 운영하는 플러싱의 동물병원에서 마취제를 노린 강도사건이 17일 발생, 출동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젊은이들이 환각제로 이용하는 동물용 마취제를 노린 백인 권총 강도가 17일 한인이 운영하는 플러싱의 한 동물병원에 침입했다. 다행히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경찰은 현재 도망친 범인을 쫓고 있다.
164가와 노던 블러바드에 위치한 ‘페토피아 동물병원(원장 정영기)’에 강도가 든 시각은 병원 문을 연 직후인 이날 오전 9시12분께. 남색 후드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 종이봉지에 싼 무기를 들이대며 여직원을 위협하고 동물용 마취제인 ‘케타민(Ketamine)’을 요구했다.
여직원이 마취제가 없다고 둘러대자 범인은 혼자 뒤쪽 진료실로 들어가 물건을 뒤지기 시작했고 이틈을 이용해 여직원이 커피를 사러 옆 가게에 갔던 원장에게 도움을 청하는 동안 범인은 도주했다.범인이 현장에 머문 시간은 약 4분가량이며 마취제를 찾지못하고 빈손으로 현장을 떠난 뒤 병
원으로 3~4차례 전화를 걸어 마취제가 있는지를 거듭 확인하기도 했다. 범인은 복면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쓰고 있던 선글라스마저 벗고 여직원을 위협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지난해 5월 병원을 개업한 수의사 정영기 원장은 “값이 비싼 일반 마약보다 훨씬 저렴하고 비슷한 환각효과를 느낄 수 있는 동물용 마취제를 파티 환각제로 이용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전국의 동물병원이 타깃이 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내가 당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마취제는 자격증을 갖춘 의사만이 구입할 수 있으며 특별 관리품목이라 병원에서도 별도 장소에 보관하고 있었기에 범인이 쉽게 찾지 못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범인이 종이봉지에 들고 있던 무기가 실제 총이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병원 안에는 감시카메라 3대가 설치돼 있으며 사건 발생 20여분 만에 출동한 경찰은 카메라에 포착된 범인의 얼굴과 DNA 검사를 위해 범인이 버리고 간 종이봉투 등을 증거물로 수거해갔다. 동물병원이 위치한 한인 소유의 건물에는 교회, 웨딩샵, 법률사무소, 건축 설계소 등 8개 한인업소가 영업하고 있으나 건물 밖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인근 업소의 한 한인은 오전 9시부터 거리주차가 가능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비교적 붐비는 곳인데 강도라니 놀랐다면서도 플러싱 일대에서 여직원들만 있는 업소를 타깃으로 한 강절도 사건이 잦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만 같아 소름 끼친다며 한인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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