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남편, 세 딸 둔 소피아 김 교사
대통령 취임 기념, 직접 시 쓰고 학생들과 공연
작년엔 에티오피아 사는 남자 조카도 입양
“펜실베니아 애비뉴 1600번지 백악관에는 새로운 가족이 이사 왔어요 … 사샤, 말리아, 영부인 미셸 오바마, 그리고 버락, 우리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줄 사람들이랍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틀째인 21일 오전 노스리지에 있는 안다솔 초등학교. 이날 이 학교 강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조그마한 공연이 열렸다.
한인 교사 소피아 김씨가 기획하고 준비한 이날 공연은 김 교사가 직접 작성한 시를 학생들이 음악에 맞춰 낭송하는 순서로 꾸며졌다. 올해로 교사 생활 10년째인 김 교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장문의 시를 직접 쓴 것.
‘내 말 들려요? 백악관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 왔어요’로 시작되는 시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사실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표현한 작품으로 사람들이 피부색을 뛰어넘을 경우 모든 미국인은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학생들은 시를 낭송하는 도중 미국 국가를 중간 중간에 불렀고 새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로 즉석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김 교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하는 시를 쓰게 된 것은 남들과 ‘조금’ 다른 개인적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7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건너온 전형적인 1.5세인 김 교사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의 흑인 남편을 만나 25년째 결혼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남편과의 사이에 20세, 19세, 16세난 세 딸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가족과 함께 에티오피아를 여행한 뒤 16세 난 남자 조카를 아들로 입양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 출신의 흑인 유학생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의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사실을 김 교사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감동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교사는 “오바마의 아버지가 케냐 출신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내 가족의 이야기와 오바마 가족의 이야기는 너무 비슷하다”며 “선거 캠페인 때부터 오바마를 적극 지지했고 취임을 앞두고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교편을 잡기 전 본보 영문판에서 기자생활을 했던 김 교사는 “10년 전 교사가 되고 나서 여러 차례 학생들과 함께 시 낭송회를 가졌다”며 “시 낭송회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찌우는 좋은 교육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소피아 김 교사가 21일 시 낭송회가 끝난 뒤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환하게 웃고 있다.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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