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버겐카운티 통신(최덕희 통신원)
내가 다니는 롱아일랜드 한인교회에서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25일 구정맞이 예배가 끝난 후 한복을 입고 교회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였다. 이 자리에서 일부 어른들은 세배를 받고 나서 아이들에게 세배 돈도 주었다.
자칫 개방적인 서양문화에 물들어 사라져 가기 쉬운 미풍양속과 우리의 고유문화를 배우기 위해 이 교회 어린이들은 이날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하며 설날 노래도 부르고, 꼭두각시 춤, 소고춤 등의 고전무용으로 잔치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젊은 선교회에서는 70세 이상의 어버이 회 노인들을 모시고 떡국을 대접하고 전교인이 다 같이 팀을 짜서 윷놀이도 즐겼다. 주일학교와 청소년 그룹 학생 중 8명으로 구성된 무용 부는 해마다 재미한국학교 동북부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어린이 예술제에 출연하기 위해 고전무용을 준비하고, 교회행사를 위해서는 가스펠 댄스, 수화찬양, 핸드 벨, 촛불무용 등 1년 내내 거의 매 주일 모여 한 시간씩 연습을 한다.
영어예배 그룹인 EM학생부와 유스 그룹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단원 중 대다수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리틀 오케스트라 멤버이기 때문에 정기공연, 자선공연 등 항상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그 뿐인가? 교회가 워낙 전통있고 큰 외부행사가 많다 보니 아이들의 특별출연이 요구될 때도 많다.
지난 2007년에는 코리안 퍼레이드가 열리는 날, 꽃차행렬에 참가해 본부석 앞에서 꼭두각시 춤을 앙증맞게 추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어 동화대회, 원로목사 출판기념회 등에서 만화영화 주제가로 유명한 아기공룡 둘리와 꼬마자동차 붕붕 등 경쾌한 댄스로 인기를 끌었다. 이 교회가 주최한 입양아 잔치에서도 고전무용을 선보였다. 입양아들과 외국인 부모들이 한데 어우러져 둘리 춤으로 마음을 터놓고 같이 흔들기도 하였다.
EM학생들은 직접 우리 고유의 한복모델로 나서서 평상복에서부터 고관대작, 왕과 왕비 복까지 입고 한복패션쇼를 멋지게 진행했다. 그야말로 동서양이 함께 어우러진 화합의 장이었다.
오늘은 구정이다.25일 주일예배를 마친 후 교회에서 구정잔치를 치르고 어린이들이 받은 세배 돈은 플러싱 유니온 소재 너싱홈에서 요양하는 어른들을 찾아뵙는 비용에 보탤 예정이다. 너싱홈 방문 시, 교회에서는 EM담당 교역자인 황남덕 목사와 주일학교 최경수 전도사, 교육부 최영숙 장로의 인솔 하에 오는 2월7일 2시 30분부터 약 40분간 위문공연을 하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어떻게 그 분들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달래 드리고 기쁨을 나눌 수 있을까, 지금도 어린이들은 최선을 다해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세배를 마친 후 윷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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