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불법취업 한국여성들
돈 벌려다 빚만 늘고 불체자 전락
‘한 달에 1만 달러 수입 보장(?)’
단기간에 고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사탕발림 광고에 한국의 많은 젊은 여성들이 유흥업소 취업을 목적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2008년 11월17일부터 관광과 상용목적의 90일 이내 무비자 미국여행이 시작된 이후 두 달에서 석 달 기간으로 무비자 단기 취업에 나서는 한국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선불금은 빚이 되고 빚으로 시작한 미국생활은 시간이 갈수록 더 큰 빚만 쌓여 단기 취업 여성들은 빚을 갚으려고 한국에 돌아가지도 못한 채 서류미비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진 경우가 많다.
더욱이 최근 이민국이 이민법 위반자를 추방하는 가운데 추방 절차를 단순 추방에서 미국내 감옥에서 형을 산 뒤 추방하는 것으로 변경되고 있는 것을 이용해 체류신분을 미끼로 위협을 당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강남에서 속칭 대한민국 상위 10%만 찾는다는 최고급 룸살롱인 ‘텐프로(10%)’ 업소에서 일을 하던 강영미(가명)씨는 미국 유흥업소 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를 통해 최근 뉴욕에 왔다. 같은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4명 모두 비슷한 시기에 무비자로 입국한 한인 여성들로 뉴욕 왕복비행기표와 석 달간의 숙소 제공비 등으로 각각 3,000여 달러를 한국내 브로커로부터 빌렸고 일부는 1만 달러 이상을 선불금으로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심각한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 현지사정으로 이들이 한 주 동안 벌어들이는 돈은 업소에서 지불하는 기본급과 팁을 합쳐 1,000달러를 넘지 못했고 빌린 선불금의 높은 이자도 감당하지 못해 오히려 빚더미에 오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강씨는 “한두 달 안에 빚을 청산하고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결국 사기였다”며 “원금만큼 빠르게 오르는 이자도 무시 못 할 뿐 아니라 말도 통하지 않은 타국에서 이민법 위반을 미끼로 위협하는 브로커들 사이에서 돈을 모으기는 불가능하다”고 뒤늦게 한탄했다.
업소의 한 관계자는 “올 1월부터 뉴욕·뉴저지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대부분 한국에서 온 무비자 여성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요즘 같은 불경기에 무비자 기간 동안 빚을 갚고 돈을 모아 한국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이들 여성들은 결국 체류기간이 지나서도 계속 일을 하며 돈을 갚아야 하는 신세”라고 말했다.
뉴욕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무비자 시작 당시 한국 정부에 이 같은 부작용에 대해 보고했고 현재 경찰청 및 관계기관에서도 이와 관련한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11월 미국 무비자 입국 시행 후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뉴욕·뉴저지를 비롯한 미전역 유흥업소의 취업 알선 공개 구인 웹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본보 2008년 11월22일자 A2면>
있어 무비자가 한국 젊은 여성들을 접대부로 데려오는 공급수단으로 악용된다면 향후 무비자 제도의 조기 중단 가능성만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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