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과 고희를 훌쩍 넘긴 뒤늦은 나이에 한국 전통무용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한인 할머니들이 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0대 중반. 매주 두 차례 사요셋에 모여 한국무용을 익혀 온지도 벌써 4년이 됐다는 주인공들은 바로 ‘롱아일랜드 어머니 무용단’이다.
서툰 솜씨지만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의 각종 행사에 초청받아 공연을 펼치며 한국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주류사회에 알리는 민간 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온 알짜배기들이다. 단원들이 한국무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참으로 다양하다. 중풍으로 쓰러진 남편 간호로 10년 세월을 보내면서 얻은 허리 통증을 한국무용으로 자연 치료했다는 민경란(69)씨. 힘든 갱년기를 한국무용을 배우면서 극복했다는 우금숙(60)씨.
단원들이 꼽는 한국무용의 최대 장점은 특히 노인들의 건강관리에 최고라는 것이다.
공선증(82)씨는 “한국무용 수련 4년 만에 굽었던 허리가 펴졌다는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고 말했고, 내과전문의 출신 김경옥(77)씨는 “맨하탄에서 주차 장소를 잊어버려 남편과 몇 블록을 헤매고 귀가했는데도 다음날 발 통증이 심하다는 남편과 비교될 만큼 너무 거뜬해 나조차 놀랐다”고 자랑했다.
윤선자(65)씨와 양영균(64)씨는 “두어 시간 흠뻑 땀을 흘리다보면 기분전환이 되고 즐거워지다 보니 잔소리가 줄어 남편들이 오히려 더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최고령자인 이정섭(84)씨는 무대에서 훨훨 날아다닐 정도로 왕성한 체력을 자랑해 막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을 정도다.
45년 경력을 바탕으로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인물은 바로 롱아일랜드 한국무용학원의 윤영자 원장. 윤 원장은 2시간 연습으로 3,000보를 걷는 효과를 본다. 복식호흡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과 같고 특히 중년여성들의 요실금 치료 효과는 연구결과로도 증명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관절에 무리가 없어 노인들이 건강관리 차원에서 하기 좋고 다양한 춤사위와 가락을 익히다보면 치매는 걱정할 일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브루클린에서도 먼 길 마다 않고 연습장소인 사요셋까지 달려올 정도의 열성 회원들도 많은 무용단은 건강도 관리하고 공연으로 지역사회 봉사에도 참여할 한인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함께 모여 연습하며 친목도 다지는 무용단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연습하며 신입회원들을 위한 목요 레슨도 마련했다. ▲문의: 516-423-1897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한국무용으로 건강관리와 지역사회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롱아일랜드 어머니 무용단원들이 롱아일랜드 한국무용학원 윤영자(뒷줄 왼쪽) 원장의 지도로 살풀이춤의 기본 동작을 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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