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노리고 범행
지난해 무려 366건
일반인 표적도 빈발
피닉스에서 중고차를 판매하는 피닉스 후안 프란시스코 페레즈-토레스(34)는 지난달 자택에서 대낮에 아내와 딸과 이웃 3명이 보는 앞에서 납치를 당했다.
2명의 괴한이 권총으로 위협하며 50야드 떨어진 곳에 대기하고 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페레즈-토레스를 끌고 간 것. 그의 아내는 SUV를 향해 돌을 던지고 차로 추적하기도 했으나 멀리 사라져버렸다. 납치범들은 페레즈-토레스의 가족에 15만달러의 몸값을 요구했다.
이같이 몸값을 위해 피해자가 납치되는 일은 일반 미국인들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현상이지만 근래 수년 사이 피닉스에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무려 366건이 발생했고 2007년에는 359건에 달했다. 신고되지 않는 납치사건은 2배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대체로 마약밀매에 관련되어 있다. 피닉스가 몸값 납치의 수도로 부상하는 이유도 애리조나가 미국에 들어오는 마약의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압수되는 마리화나의 절반이 370마일 길이의 애리조나 구간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애리조나에서 남쪽으로 몇 시간 떨어진 시날로아는 멕시코에서 마약
밀매가 시작된 본거지로 대부분의 마약 카르텔이 이곳에서 유래됐다. 과거에는 납치가 빚을 수금하는 수단으로 시작돼 처음 밀매범들끼리 서로를 납치했는데 1990년대 후반에 들어 상인과 비즈니스맨 등 일반인들도 납치의 표적이 되기 시작했다. 피닉스 경찰은 이같은 추세가 피닉스에서도 뿌리를 내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피닉스 경찰에 따르면, 납치범들이 대부분 시날로아 출신이다.
납치 전담반의 형사 아눌포 살가도와 지나 가시아는 아마 미국에서 그 누구보다도 가장 많은 납치 케이스를 담당한 전문가들. 살가도는 케이스를 맡은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한다. 살가도는 페레즈-토레스의 납치범에게 그의 형제라고 거짓말했다. 납치범들은 피닉스 서쪽 교차로에 16만달러를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
가족은 1만2,000달러를 모았지만 살가도는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금액을 구했다고 말했다. 살가도가 납치범들의 지시를 따라 1시간 이상 피닉스 거리를 운전하는 동안 평복 차림의 경찰은 조심스럽게 수상한 차량을 물색했다. 경찰은 수상한 셰비 트럭을 포착, 2명의 납치범들을 공범에 연락할 수 있기 전에 체포했다. 페레즈-토레스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 살인죄로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하자 두 범인은 그가 갇힌 곳을 곧 자백했다. 페레즈-토레스는 무사히 구조되고 모두 5명의 납치범들이 체포됐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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