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샌디에고 한인 윤동윤씨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해병대 전투기 추락참사는 조종사 및 관제사의 실수와 전투기 정비불량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공식 밝혀졌다.
미 해병 당국은 3일 오후 2시 샌디에고 미라마 해병기지에서 사고 진상조사 결과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사고는 정비 불량으로 인한 엔진 고장, 그리고 조종사 및 관제사들의 잘못이 겹친 ‘인재’(人災)였다고 발표했다.
해병 당국의 조사 결과 전투기 조종사와 관제 장교 4명 등 관계자들은 사고 당시 비상시 수칙과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며, 아울러 정비요원들도 전투기 왼쪽 날개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문제를 몇 달씩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종사는 엔진 고장 발견 후 바다 상공으로만 접근이 가능한 ‘노스 아일랜드’ 해군 비행장으로 비상착륙지를 선택할 기회가 두 차례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주택 밀집지에 위치한 미라마 기지쪽으로 무리하게 전투기를 몰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병대는 이러한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전투기가 착륙할 예정이던 미라마 비행장의 장교 4명을 보직 해임하고 다른 9명의 해군과 해병대원을 징계에 처했으며 사고 조종사는 비행근무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8일 샌디에고 연안 항공모함에서 훈련비행에 나섰던 해병대 소속 FA-18 호넷 전투기는 바다 상공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킨 후 주택 밀집지를 통과해 미라마 기지로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윤씨 주택에 추락, 부인 윤영미씨와 두 딸 하은·하영, 장모 김석임씨 등 일가족 4명을 숨지게 했으며, 조종사 댄 뉴바우어 중위는 추락 직전 탈출해 목숨을 건졌었다.
진상 조사팀장 잔 러프 대령은 “만약 올바른 정비가 이루어졌거나 조종사와 관제사의 올바른 판단이 있었다면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전투기 추락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아내와 두 딸, 장모를 한꺼번에 잃은 윤씨 등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부각될 전망이다.
해병대측은 보상 문제에 대해 “향후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편 해병대 서부지역 총괄 사령관인 마이클 레너트 소장 등 군 고위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갖기에 앞서 이날 오전 윤동윤씨와 유가족들을 방문해 사고 조사 결과와 조치 내용을 직접 설명하고 사과했다.
<이종휘 기자>
랜돌프 앨레스 해병대 서부지역 부단장이 사고 원인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갑식 기자>
미 해병대 진상조사팀장 잔 러프 대령(왼쪽)이 랜돌프 앨레스 해병대 서부지역 부단장과 함께 사고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최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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