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州)의 중산층이 밀집한 동네인 오렌지 카운티에 노숙자 가족이 늘고 있다.
경제위기의 타격으로 직장과 집을 잃은 이들은 다행히 길바닥에서 숙식을 해결하지는 않지만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다.
명문 시라큐스대를 졸업해 부동산 사업을 벌이며 풍족한 생활을 했던 그레그 헤이워스씨 가족도 6개월 전부터 모텔 생활을 해오고 있다.
헤이워스 씨는 경제위기 영향으로 작년 초 사업이 망한 데 이어 집마저 은행에 압류되자 아내와 세 자녀를 데리고 ‘코스타 메사’라는 여관의 침대 2개 딸린 방 한칸으로 쫓겨 왔다.
식사는 두 팀으로 나눠 교대로 하고 잠은 하루씩 침대와 바닥을 번갈아 양보하면서 잔다. 한 달 숙박비는 800달러.
11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이 같은 ‘모텔 패밀리’들이 오렌지 카운티에만 1천명을 넘어선다고 추산했다.
모텔 패밀리가 오렌지 카운티에 유난히 많은 이유는 이 동네의 주택 임대료가 실직자들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비싼 탓이 크다. 또 공공 주택은 부족한 반면 디즈니랜드 관광객을 위한 모텔은 넘쳐나는 것도 이유다.
모텔은 과거에는 알코올 또는 약물 중독자들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컸지만 지금은 사실상 저소득층의 집이 됐다라고 자원봉사단체 ‘프로젝트 디그니티’의 왈리 곤살레스 대표가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테리 로웨 봉사 담당자는 과거와 달리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범위가 중산층 가족으로까지 확대됐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모텔 패밀리들은 길거리나 쉼터 보다는 모텔이나 친척집, 창고, 자동차 등을 전전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공식 노숙인 집계에 포함되지 못하고 지역사회나 학교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재정적자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 최근 학교 소속 자원봉사자들을 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버락 오바마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에는 노숙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15억달러 상당의 지원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모텔 패밀리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안겨 주고 있다고 노숙자 지원 단체를 이끄는 난 로만 회장이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