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자 크로니클지에 방송인 폴 하비의 부고가 실렸다. 90세에 인생을 마친 방송계 거장의 타계가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가져왔다.
그가 하던 “헬로 아메리카” 프로그램은 나도 지난 30여년 넘게 출근길에 듣던 방송이다. 전국적으로 1600개 라다오 방송과 신디케이트한 이 프로그램은 오전 8시경에 5분, 그리고 정오에 15분간 일주일에 6일동안 지난 50여년간 전파를 탔다.
그는 90이 가까운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 할수 없는 박력 있는 목소리를 지닌 위트가 넘치는 재담꾼이였다. 그의 업적은 점차 위축되어 가는 미국 보수층을 격려 하고 보호한 일이었다. 그를 일컬어 중산층을 아우르는 주류사회의 정신적인 지도자이며 침묵하는 다수(silent majority)의 대변인이라고 한다. 그를 제2차 대전때 유명 방송인 로웰 토마스와 가브리엘 히티 같은 사람들에 비교 하기도 하고 현재 인기 방송인 하워드 스턴 이나 러쉬 램보 같은 사람들 못지 않은 전문인으로 평가한다.
아직도 보수층에서는 지난 날에 대한 향수가 대단하고 그들 나름대로 구축한 문화의 영역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TV가 판을 치는 이때 우리의 생각보다 많은사람들이 라디오를 애청하고 있다.
폴 하비를 가르켜 미국 중산층의 마음을 말로 사로 잡은 인사였다고 한다. 매일 미국 전역에서 2, 400만명이 그의 방송을 듣고 있다. 구수하고 텁텁한 그의 말속에 현대를 비판하는 날카로움이 있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뉴스해설과 함께 그의 의견도 가미한 특이한 방송으로 그동안 꾸준히 인기를 유지해왔다.
존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 조셉 케네디와 인연을 맺어 그덕에 방송계 진출하게 되었는데도 케네디 가족이 정계의 거두가 된 다음에도 비평할일이 있을 때면 주춤하지 않아 케네디가로부터 섭섭한 뜻을 전해 받기도 했다.
적극적인 보수주의자인 폴 하비는 1950년대에 미국정계에서 공산주의자들을 축출하려는 맥카시즘에 편승하는 등 공화당 보수정치에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열에 끼며 더러운 일은 누군가 해야 되는데 자기 같은 우악한 사람(Roughneck)의 몫이었다고 후일에 회고하기도 했다.
1960년대에 불고 있던 급진 사상에 퍽 실망을 한 그는 나는 미국을 떠나지 않았지만 미국이 나를 떠났다고 까지 이야기를 했다.
그는 방송에서 동성주의자들을 맹비난했고 좌파급진 세력들과 급진 흑인운동가들을 거침없이 질타했다. 그의 가장인상적인 방송은 닉슨대통령이 월남전을 캄보디아까지 확산할 때 생방송에서 “대통령께서는 지금 잘못하고 계십니다”라고 지적하리만큼 배포도 큰 사람이었다. 그는 사형제도부활을 찬성했고 세금인상과 흑백통합 방편으로 선택한 “버싱”을 반대하면서도 인권 평등개정안이나 여자가 낙태할수있는 권리를 두둔했다. 더구나 기독교 가치관의 영향을 다른 종교인들에게 주려는 행위 들을 극구 비난 하기도 한 폭넓게 현실에 참여한 사람이었다.
그는 1998년 인터뷰에서 “나는 내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리고 청취자들과 함께 뜻을 나눈다. 내가 전세계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만 가능하다면 나와 같은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보호 하고 싶다”고 겸손하게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가 80세에 접어들어 10년간 방송 재계약을 하리만큼 노익장을 과시했고, 왕성한 성취욕을 지닌 채 인생을 폭 넓게 살다가 간 방송인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미국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는가 보다. 이 나라가 미국의 건국정신에 반대되는 길로 갈때 자기의 온몸을 바처 건국 초심을 지켜내는 진정한 애국자들이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밀려오는 이민이나 새로운 시대적 사조때문에 희석되려는 미국정신이 유지되고 다음세대 까지 이어져간다.
그는 2005년에 대통령 자유상을 받었다.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가장 큰 상이다. 90세 까지 열심히 쉬지 않고 일을 한 하비씨가 세상을 떠난지 몇주가 지났는데도 아침 출근길에 그의 낮익은 방송이 기다려지는것은 나 혼자 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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