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절스타디움에서 펫코파크로 장소가 바뀌었을 뿐 3년 전 그때처럼 태극기가 다시 한번 마운드 위에 꽂혔다.
야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4-1로 꺾고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4강에 오른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는 태극기의 물결이 넘실댔다.
이와무라 아키노리(탬파베이)가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경기가 끝나자 대표팀 선수들은 1루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마운드에 모여 4강 진출을 자축했다.
미리 준비한 대형 태극기를 꺼내 들고 1루 관중석과 TV 중계 카메라를 향해 흔들던 선수들은 1회 대회에서 서재응(KIA)이 그랬던 것처럼 태극 깃발을 마운드에 꽂고 승리를 자축했다.
대표팀은 3년 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 대회에서 이종범(KIA)의 2타점 적시타로 일본을 2-1로 꺾고 4강 신화를 썼다.
‘종가’ 미국도 꺾고 일본을 두 번이나 넘었던 에인절스타디움은 금세 한국 야구의 성지가 됐다. 마운드에 꽂힌 태극기는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만방에 알리는 화면으로 긴 여운을 남겼다.
3년 뒤 장소는 4강이 결정된 장소는 펫코파크로 바뀌었다. 희한한 대회 규정 탓에 초대 대회에서 일본과 세 번째로 만나 4강전을 치렀고 아쉽게 무릎을 꿇었던 그 장소다.
일본은 ‘다시(AGAIN) 2006’을 외쳤지만, 한국은 설욕을 다짐했다. 그리고 이날 일본을 제물로 똑같이 4강행을 연출하면서 제대로 3년 전 치욕을 갚았다.
KOREA가 새겨진 파란색 상의 티셔츠를 입고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던 ‘파란 도깨비’들은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동포와 유학생들은 북과 꽹과리를 신나게 두들기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지시간으로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대한민국’ 함성은 잦아들지 않고 샌디에이고 중심가에서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샌디에이고=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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