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가 법원의 풍속도 마저 바꾸고 있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는 `나홀로 변호족’이 늘고 있는 것.
뉴욕타임스(NYT)는 10일 과거 같으면 변호사가 따라 붙어야 할 사건들에 당사자가 직접 변호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 각 주의 법원마다 체계가 달라 전국적 집계는 되고 있지 않지만, 지역별 케이스와 법원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소송비를 아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변호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2만5천달러 이상 민사소송 재판은 8%가 줄었지만,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사건 당사자의 비율은 22% 증가했다.
주 대법원의 로널드 조지 대법관은 경기 침체로 인해 집주인이나 대출업자 등과의 민사 분쟁은 더 늘어나고 있지만, 소송비용 때문에 실제로 이 사건들이 법원까지 오는 경우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소송으로 비화된다 해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텍사스의 트라비스 카운티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법원 직원들에게 소송 절차와 서류 작성 등의 도움을 받는 비율이 지난해 1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또 애틀랜타 주대법원의 경우도 법원내부의 법률정보센터에 구한 사람의 수가 지난해 1천500명이 늘어 2만2천59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법원 관계자들은 소액 민사사건의 경우외에도 복잡한 자산 분할이나 주택 차압, 모기지 잔액에 못미치는 주택 가격과 관련된 사건들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직접 변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법원의 경우 소송 서류에 변호사의 이름을 명기토록 돼 있으나, 여기에 변호사 이름을 넣었다가 실제 심리 과정에서 변호인을 철회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것.
문제는 법원이 이들 `나홀로 변호족’들을 도와줄 준비가 돼 있느냐 여부다.
특히 중립을 요구받고 있는 법관들의 경우, 법정에서 변호사가 없는 소송 당사자들의 엄청난 실수를 발견했다 해도 곧바로 이들을 도와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법관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뉴햄프셔의 존 브로데릭 대법관은 공정한 판결을 위해 법원 밖을 배회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도와줘야 한다면서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병원에 갔을때 병원 직원이 복잡한 병원비 관련 규정 텍스트에 설명이 잘 돼 있으니 보라고 한다면 우리는 이를 부도덕하다고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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