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에 인기리 연재되고 있는 ‘김창준의 숨겨진 정치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나온다.
다이아몬드바 시의원, 시장을 지내고 1993년부터 6년간 연방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미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존재를 당당히 알렸던 김창준 전 의원(사진)이 들려주는 미 정치의 생생한 비화들이 재미있는 스토리로 엮어지는 셈.
지난 일년 간 매주 한 번씩 써오면서 54회를 넘긴 그의 글들을 정리하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 일 년은 더 연재할 계획이다.
책은 오는 9월 서울서 열리는 세계정치인대회와 때맞춰 한국일보가 직접 발간하고 한국과 미주를 순회하며 홍보 행사도 갖는다. 50회를 모두 싣는다면 1,200 페이지나 되는 장문이기에 추려질 수밖에 없는데 꼭 담고 싶은 일화나 사건이 있느냐고 묻자 “솔직히 빼고 싶은 것이 없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독자의 흥미를 끄는 읽기 쉬운 스타일로 편집되면서도 중요한 내용은 다 포함되도록 했다.
그 중에서도 김 전 의원이 북한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간 얘기는 설명이 필요하다. 1998년 4월 북한이 대포동 1호를 쏘아 올렸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펴면서 금강산 관광 논의 등으로 화해 무드가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괘씸하게 생각한 그는 북한을 제재하는 법안을 혼자 발의해 통과시켰다. 식량, 에너지 지원을 재검토하자는 내용이었지만 사실상 금지 조치였다. 그는 그 때부터 북한 공적 1호가 돼 출입을 못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는 한국과 주변 국가에 대한 큰 위협은 물론이고 테러리스트 국가에 기술이 이전될 위험도 내포하고 있는데다 주민이 굶어죽는 상황에서 엉뚱한 곳에 돈을 퍼부었던 북한에 대한 당연한 제재였다는 생각을 김 전 의원은 굽히지 않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한미 FTA 체결에 대한 견해도 남들과 조금 달라 눈길을 끈다. 간단히 말하면 그는 빠르면 올 가을 쯤 양국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정권과 민주당이 겉으로는 자동차, 소고기 등을 문제로 내세우며 제동을 거는 것 같지만 사실 찬성자가 많다는 게 김 전 의원의 분석이다. 상품이 주 협상 대상이던 과거와 달리 약제사, 변호사, 교사, 회계사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돼 있어 미국이 관심을 안가질 수 없고 자동차, 소고기 문제도 해결점이 없는 게 아니다. 김 전 의원은 “한국 국회가 먼저 통과시킨다면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10년 째 나오지 않고 있는 제 2의 김창준을 탄생시키기 위한 길을 묻자 그는 3가지를 제안했다. 돈 세는 법을 아는 것이 첫째고 둘째는 영어, 셋째는 미국문화에 대한 바른 이해. 훌륭한 교육도 나쁠 건 없지만 미 연방의원들 가운데 박사(Ph.D)가 10명도 채 안되는 사실은 이민자들에게 큰 용기를 주는 통계다.
김 전 의원은 “나도 여러 가지 한계가 많았지만 비행기 안에서도 끊임없이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며 “도전하라”고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줬다.
미국서 생활하며 자연스레 보수적 가치를 터득해 ‘나는 보수다’라는 책을 썼던 김 전 의원은 그러나 “자유기업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너무 규제가 안되면 금융사기범 ‘메이도프’ 처럼 부패하게 되는 법”이라며 균형잡힌 정치 감각도 주문했다. 그는 현재 워싱턴포럼(회장 박윤식)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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