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용어 가운데 네포티즘(nepotism)이란 말이 있다. 족벌정치를 일컫는 말이다. 이 용어의 기원은 중세 로마 교황들이 자신의 사생아를 네포스(nepos·조카)라고 부르면서 요직에 앉힌 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이 네포티즘이란 용어의 이면에는 자기중심적인 인간의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 성직자가 불륜을 저질러 사생아를 났다. 그 자식을 어떻게든 돌봐주어야겠다. 그래서 조카라고 둘러대고 요직에 앉히는 것이다.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어쩌면 본능일수 있다. 그러나 그 비뚤어진 아버지의 마음은 엄청난 구조적 부조리를 불러왔다. 교황청이 부패했다. 그 결과 교회의 총체적 부패를 가져왔다.
또 다른 정치 용어로 클렙토크라시(kleptocracy)란 말이 있다. 보통 ‘도둑정치’로 번역되는 이 말은 ‘도둑에 의한 지배’를 의미한다. 위정자 또는 지배층 전체가 도둑이나 다름없는 국가 혹은 체제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이 바로 이 클렙토크라시에 해당된다. 위정자들은 틈만 나면 도둑질이다. 그렇게 해서 해외로 빼돌려지는 돈이 아프리카 국내 총생산(GDP)의 4분의 1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생소한 정치용어를 길게 나열한 건 다름이 아니다. 노무현 게이트의 한 복판에서 또 다시 ‘대통령의 아들’이 클로즈업돼서다.
부정부패척결을 외쳐대던 YS는 ‘현철비리’로 무너졌다. 그 ‘현철비리’를 딛고 대통령이 된 DJ는 더 못 볼꼴을 보았다. 아들 3형제 모두가 비리에 휘말렸고 두 아들이 구속 됐다.
노무현 게이트도 그렇다. 조금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아무래도 비뚤어진 아버지의 마음이 그 근본 원인으로 보인다. 권좌에 있을 때 아들을 잘 챙겨주어야겠다는 아버지의 애틋한(?) 본능, 그것이 작동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아들의 집을 사주기 위해 100만달러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리고 500만 달러의 불법자금의 용처가 아들 건호씨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정황증거들이 하나 둘 드러나 하는 말이다. 네포티즘과 클렙토크라시는 어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 대통령이 내 자식을 끼고 돈다. 그것도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그 연장은 바로 전 지배층의 ‘도둑화’이기 때문이다.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니 자리에 있을 때 챙기는 거다. 이런 멘탈리티가 전 관료 사회를 지배할 때 뒤 따르는 것은 도둑정치다. 도둑정치는 아프리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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