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음모를 사전에 적발하기 위한 대도시 경찰국들의 새 감시체제가 개인의 사생활권을 침해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LA를 비롯한 보스턴, 시카고, 마이애미 등 10여개 대도시 경찰들은 요즘 일상 검문 중 다소 이상하다 싶은 사람에 대해선 테러정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의 범주에 들어갈까? 예를 들자면 경찰관이나 소방관 유니폼을 사는 사람, 발전소 사진을 찍는 사람, 과격집단 지지를 공언하는 사람 등이다.
대도시 경찰국들 테러방지 정보취득 검문 강화
전국적 감시체제 구축에 민권침해 우려 높아져
궁극적으로 주와 연방당국은 수상한 행동에 대한 코드를 통일시킨 전국적 보고시스템을 2014년까지 도입하려고 한다. 이것은 9.11 테러공격이후 테러 암시 사전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대한 가장 야심찬 계획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미 민권연맹(ACLU)등 민권단체들은 현재 LA경찰국(LAPD)이 앞장 서 마련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이 개인의 사생활과 민권 침해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LAPD가 수상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행동들은 너무나 일상적이고 흔한 것이어서 이런 것을 보고한다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라고 ACLU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이 과도한 보고 권리는 경찰들이 그들이 원하는 누구든지를 괴롭히고, 개인정보를 취득해 그것을 정보관련 당국에 넘겨주는 행위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
무슬림계 미국인 그룹도 이 프로그램에 의구심을 표했다. 2007년 11월 LAPD의 테러방지 및 범죄 정보부서가 무슬림 커뮤니티들의 정치적 및 종교적 성향 등을 자세히 표시하는 지도를 작성하자는 제안을 했다가 취소한 바 있어 더욱 그렇다.
테러방지 부서의 부책임자인 커맨더 조안 맥나마라는 부서 창설이후 1년 동안 올라온 1,500개의 보고 중 필요한 정보를 추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관과 정보 분석가, 톱 커맨더들이 눈여겨 보아야할 ‘수상한 행동’의 정의에 대해 훈련 중인데 자신의 부서에서 작성한 65개항 체크리스트를 근거로 사생활과 민권 이슈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것.
아직 이 프로그램 덕으로 테러음모를 사전 방지한 적은 없지만 67개의 보고내용이 FBI의 합동테러전담반으로 보내졌다. 보고내용이 실제 체포로 연결된 경우도 20건에 이른다. 폭발물, 무기, 폭탄 위협, 조직범죄 관련 건인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더 이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맥나마라는 말했다.
테러리스트들은 목표물을 공격하기 전 사전 답사를 하는 게 보통이다. 경비 스케줄도 알아보고 비상인력이 경보 오작동이나 방치된 수상한 꾸러미 등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경비의 약점은 무엇인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경찰관들의 보고서는 이런 속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다.
아직은 초기단계인 이 프로그램에 대해 대도시 경찰국들은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전국적 데이터베이스가 테러용의자들의 수상한 행동을 분석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치 빠져있던 퍼즐 조각을 끼워 맞히는 것과 같지요”라고 보스턴 경찰국의 얼 퍼킨스는 말한다.
보스턴 프로그램의 경우 지난 9개월간 테러음모는 적발하지 못했으나 크레딧 카드 사기와 신분도용등 범죄관련 체포에 정보를 제공했다.
국가정보국장 사무실의 후원을 받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현재 LA와 보스턴에 더해 시카고, 휴스턴,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피닉스, 시애틀, 워싱턴 경찰국 등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20여개 시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LA프로그램을 비난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ACLU는 경찰관계자들과 회합을 갖고 보고내용 선별과 경찰 훈련, 사생활과 민권 보호 등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다. “범죄가 아닌 일상행동에 대해서까지 수사가 연장될 수 있다”는 것. LAPD의 노력은 현재까지는 별로 나무랄 데 없지만 이미 타 지역에선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ACLU는 전한다.
뉴욕에선 시라큐스 대학에 재학 중인 무슬림계 학생이 학교 프로젝트에 쓰기위해 재향군인청 건물 앞의 국기들을 촬영하다가 경찰에 제지를 받았는데 심문을 받은 끝에 카메라에서 사진을 삭제한 후에나 풀려날 수 있었다. 워싱턴대학의 미대교수도 아트 프로젝트에 사용하기위해 전기선들을 촬영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어 몸수색을 당하고 수갑에 채워진 채 경찰차에 태워졌다가 간신히 석방되기도 했다.
경찰 측도 이 같은 시행착오를 인정한다. “그러나 우린 테러관련 범죄행위를 적발하려는 겁니다. 금문교를 찍는 모든 사람을 체포하려는 게 아니예요”
<뉴욕타임스-본사특약>
‘수상한 행동’이란?
테러방지를 위해 LAPD가 작성한 65개 ‘수상한 행동’ 체크 리스트엔 다음과 같은 사항이 포함되어있다.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거나 경찰에 제지를 당했을 경우 참고할 만하다.
수상한 작전 사전답사: 망원경이나 카메라 사용, 측량하거나 도면을 그리는 행위
미적 가치 없는 대상을 촬영: 카메라 앵글이 색다르며 경비장비나 경비인력, 신호등, 빌딩 입구 등을 찍는다.
극단적 견해 지지: 테러리즘을 지지하거나 다른 사람을 테러행위에 끌어들이려는 언행
과격단체와의 연관성 떠벌리기: KKK,‘화이트 파워’민병대 등
테러조직 지지 과시: 테러지도자들의 포스터를 소유하거나 게시한다.
민감한 행사 일정 소지: 스테이플 센터나 컨벤션 센터 등의 스케줄을 갖고 있거나 얻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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