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신드롬’ 확산으로 한인 삼겹살 식당 등 울상
살균제, 마스크는 불티…휴교로 맞벌이부부들 곤욕
돼지 인플루엔자(SI) 감염 의심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시애틀 지역에‘SI 공포’에 따른 각종 신드롬이 속출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돼지가 엉뚱한 누명을 쓰게 됐다. 멕시코에서 숨진 희생자의 바이러스가 과거 미국에서 ‘SI’로 숨진 사람 것과 같은 유형이란 이유로 이번 사태 초반 생소한 ‘돼지 독감(Swine Flu)’으로 불렸다.
이어 ‘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로 바뀌었지만 현재까지 돼지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전혀 검출되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SI’를 새 변종 바이러스(H1N1)로 규정하고 공식명싱을‘인플루엔자 A’로 부르기로 했다.
돼지가 누명을 쓰면서 한인마켓을 포함한 식품점에서는 최근 돼지고기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한인들이 즐겨 먹는 삼겹살 전문식당도 매상이 뚝 떨어져 울상이다.
린우드의 식당업주인 A씨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섞어 뷔페식으로 내놓고 있는데 삼겹살을 가져다 줬더니 손님이 기겁을 했다”며 “익혀서 먹으면 상관없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전혀 믿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손을 깨끗이 씻으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손 소독제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주로 의사나 간호사가 병원에서 환자를 접촉하기 전에 사용하는 소독제가 품절 된 업소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은 안됐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이 가능하다는 보도로 인해 마스크도 동이 날 정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감염 우려로 시애틀지역 6개 초ㆍ중ㆍ고교가 휴교에 들어간 뒤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구하느라 때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갑자기 베이비시터를 구하기도 힘들지만 사람이 모이면 감염 우려가 있다는 생각에 흔쾌히 받아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시애틀지역 기업들 사이에서도 ‘SI신드롬’이 퍼지기는 매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현재 멕시코에 파견 근무중인 직원들에게 본국으로 귀국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현지 직원이나 불가피하게 현지에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는 출근하지 말고 재택근무를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내 매장에 휴업조치를 내린 스타벅스는 직원들의 멕시코 출장을 전면 금지했고, 보잉도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멕시코 출장을 가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과잉반응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미국 내 환자들의 경우 증상이 별로 심하지 않은데다 일반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고,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완쾌된다”며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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