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니 라미레스 적발 계기로 논쟁 다시 불붙어
7일 다저스 슬러거 매니 라미레스의 약물복용에 따른 출장정지는 메이저리그가 벗어나고 싶어했던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것은 프로애구의 반 약물 프로그램이 잠재적 사용자들을 억제할 만큼 엄격한지, 아니면 너무 관대한지에 관한 것이다. 뉴욕의 스포츠 약물 전문가이자 ‘세계 약물반대 기구’의 주요 관계자인 게리 워들러 박사는 야구가 “지난 7년간 아주 먼 길을 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도달할 필요가 있는 곳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첼 보고서’ 따른 규제강화 불구
HGH 검사 제외 등 곳곳에 허점
국제기구들 “처벌수위 더 높여야”
약물혐의를 받는 선수들을 변호하는 대표적 변호사인 하워드 제이콥스는 “라미레스 케이스는 메이저리그가 약물을 뿌리 뽑는데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는 것이 공정하다”며 “라미레스는 빅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라미레스와 관련한 많은 구체적 사실들은 아직 불분명하다. 소식통들은 타임스에 문제의 약물이 HCG(human chronic gonadotropin)라고 확인해 주었다. 이 약물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레벨을 높이는데 사용된다.
라미레스는 성명서를 통해 “개인적인 건강 문제 때문에”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이었다고 말했으나 성인 남성이 치료목적으로 이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워들러 박사는 “HCG의 정당한 사용 목적은 여성의 불임과 늦은 사춘기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며 “36세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결핍 치료에는 훨씬 좋은 약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 약이 처방됐다면 왜 처방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라미레스는 금지약물을 치료목적으로 복용해야 할 경우 해야 하는 예외허용을 신청하지 않았다. 다른 스포츠의 약물 정책처럼 야구도 의학적 목적일 경우에는 금지 약물에 대해 예외를 허용해 주고 있다. 2008년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결핍을 포함한 생식선 기능감퇴증 치료로 3건의 예외가 허용됐다.
금지 약물 전문가들은 바디빌더들과 다른 운동선수들은 반복적인 스테로이드 복용 후에는 스테로이드로 인해 억눌렸던 고환의 테스토스테론 생산능력을 되찾기 위해 HCG를 복용한다는 것이다. “HCG는 테스토스테론 생산능력에 다시 시동을 걸어준다”고 발코(BALCO)의 설립자인 빅터 콘티는 말했다. 콘티는 지난 2006년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를 공급한 혐의에 대해유죄를 시인했다. 그 가운데는 슬러거인 배리 본즈와 제이슨 지암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미레스에게 내려진 징계는 메이저리그 약물 프로그램에 의해 라미레스 같은 급의 선수에게 내려진 것으로는 가장 혹독하다. 라미레스는 533개 홈런과 통산 3할1푼5리 타율에 12차례 올스타에 뽑혀 ‘명예의 전당’행이 확실한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과 선수노조 간의 합의에 따라 약물과 관련한 출장정지 기간에는 연봉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라미레스는 금년 연봉 2,500만달러 가운데 770만달러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탑 플레이어에게 많은 액수이고 긴 공백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그동안 메이저리그 약물 정책이 충분히 엄격하지 못하다고 비판해 온 국제 약물반대 기관들의 비판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하다.
‘세계 약물반대 기구’(WADA)는 메이저리그 프로그램이 기구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줄기차게 비판해 왔다. WADA의 기준은 올림픽과 다른 국제 스포츠 대회, 그리고 일부 프로 리그들에 적용되고 있지만 북미의 야구, 풋볼, 농구, 하키 프로리그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갈등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WADA의 리처드 파운드 회장은 야구의 약물 정책을 “완전한, 그리고 완벽한 웃음거리”라며 비판했다. 당시 규정에 의한 최대 처벌은 1년 출장 정지였다. 야구 관계자들은 파운드 회장이 약물검사를 독점화 하려 한다며 맞받아 쳤다.
그 후 수년간 메이저리그는 수차례에 걸쳐 프로그램을 강화해 왔다. 특히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 약물 복용에 관한 미첼 보고서 발표 후 한층 더 강화했다. 미첼 보고서는 독립적인 약물 검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1년 내내 불시 검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불시 검사가 약물 복용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메이저리그는 일단 무작위 검사를 확대했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선수개개인에 대한 불시 검사는 1년 1회로 제한되며 또 금년 시즌부터 오는 2001년 시즌까지 비시즌 기간 중 불시 검사는 총 375회로 제한된다. 이에 대해 비판자들은 모든 선수들이 검사를 받는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하기 전에 교묘하게 몸을 불릴 수 있는 허점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WADA 기준에 따르면 선수들은 언제, 어디서나 불시에 검사를 받도록 돼 있다.
WADA는 또 메이저리그가 선수들에 대해 인간 성장호르몬(HGH) 검사를 거부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HGH 복용 여부를 가리기 위한 소변검사를 거부하고 있으며 WADA의 혈액검사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들러는 이에 대해 방문에 “HGH 복용 허용”이라고 써 붙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다. WADA는 또 메이저리그가 WADA의 미국 지부인 ‘US 약물 반대 기구’ 같은 독립기관에 이 일을 맡기기보다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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