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이 나와 악수할 때 험악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이 녀석은 증오스러운 일본사람이다’라고 생각 하는듯한 왕자의 그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첫째는 정남, 둘째는 정철, 그리고 셋째는 정운. 북한 김정일의 알려진 아들들이다. 이 세 아들 중 가장 베일에 싸인 인물이 셋째인 정운이다.
1984년 김정일의 세 번째 부인 고영희에게서 태어났고 동복형인 정철, 여동생 여정과 함께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를 다녔다는 것 등이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의 대부분이다.
이 정운에 대한 신상정보를 처음 외부에 알린 사람은 김정일의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리 겐지다.
그는 자서전에서 ‘꼬마 프린스’였던 정운과의 첫 만남을 그 험악한 표정으로 기억하면서 정운은 아버지 얼굴을 빼닮고 체형, 성격까지 흡사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정일이 총애하는 정도로 보아 정운이 차기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후 정운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흘러나온다. 정운은 생모인 고영희가 살아 있을 때 군복 차림에 권총을 차고 다니면서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이 있으면 사전에 답사, 선군정치를 역설하곤 했다고 한다.
이복형 정남에 대한 견제 의식도 상당해 생모가 사망한 직후, 입지가 우려되자 2004년 11월 공작원들을 동원해 오스트리아에서 암살을 준비하다가 오스트리아정보기관에 저지당한 것으로도 알려지기도 했다.
그 정운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선정된 모양이다. 김정일은 지난 1월 ‘교시’라는 걸 통해 정운을 후계자로 내정했고 북한 군부가 그 후계구도 구축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권력기관들 사이에서 충성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보도다.
그 ‘교시’가 내려졌다는 타이밍이 새삼 주목된다. 한 때 아버지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었다. 후계경쟁에서 항상 첫 손가락에 꼽혔다. 그러다가 후계경쟁에서 밀렸다. 장남 정남이다. “내가 후계자가 되면 개혁·개방을 하겠다”고 공언한 게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그 정남이 지난 1월 서방기자들과의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통해 금기시되는 후계문제에 언급했다. 또 북한 미사일에 대한 일본의 요격방침은 자위를 위해 당연하다고 했다.
김정일의 선군정치에 정면 도전한 꼴이다. 어떻게 보아야하나. 후계자 경쟁에서 밀린 데 대한 원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북한 정권에 다가올 불협, 불화의 전주곡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김정일이 사망하면 본래 정남을 지지했던 장성택과 추종세력이 권력찬탈에 나설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도 여전히 유력해서다. 북한판 왕자의 난이 발생한다는 전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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