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태·사례
한국에서 영화 ‘말아톤’으로 주목을 받았던 자폐증. 한인사회에서도 자폐증 자녀를 둔 가정이 늘면서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한인 가정들이 겪고 있는 자폐증 실태와 현황, 대처법 등을 2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아동 150명당 1명꼴
한인가정도 크게 증가
조기진단 못해 더 문제
LA에 사는 제인 김(37·이하 가명)씨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 제임스(6)를 볼 때마다 가슴이 메어진다. 세 살이 되도록 말이 더딘 아들을 보며 그냥 좀 성장이 느린가 보다 했었는데 나중에 병원을 찾고 보니 자폐로 언어발달 장애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서둘러 전문가를 찾지 못해 조기 치료시기를 놓친 것을 크게 후회한다”고 했다.
역시 6세된 아들 패트릭이 자폐증을 가진 주부 이유나(39)씨는 빠듯한 살림이지만 하루 24시간 아들을 돌보느라 맞벌이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이씨는 “정부 지원 혜택도 받지 못해 치료 비용을 모두 부담하느라 통장은 늘 마이너스”라며 “자폐는 평생 간다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자폐증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의사소통 장애, 특정행동 반복, 정서 불안정 등 증세로 부모를 힘들게 하는데다 24시간 붙어 돌봐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기관의 의료지원 등의 혜택이 줄어들면서 무료 혹은 저가 서비스 프로그램들이 축소돼 자폐아가 있는 가정의 경제적 부담도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또 자폐에 대한 주위의 따가운 시선 등 한인사회의 편견도 또 다른 짐이 될 수밖에 없다.
한미특수교육센터에 따르면 LA와 오렌지카운티의 장애아동 리저널 센터에서 추산한 자폐아 5,000여명 중 한인 아동이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캘리포니아 전체로 보면 한인 자폐아가 약 2,500~3,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폐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자녀의 자폐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한 경우가 상당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한인 자폐아의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특수교육센터 양한나 소장은 “한인 가정에서는 자폐에 대한 일반 상식과 오해로 자녀의 자폐 여부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가 아프면 소아과를 찾듯이 또래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보이면 즉각 리저널 센터 혹은 자폐 전문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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