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와 통일운동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를 남기고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김 전 대통령 장례는 서거 엿새째인 23일(현지시간)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국회에서 국장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장에서 동교동 사저와 서울시청 앞을 거쳐 동작동 국립묘지에 이르는 연도에는 수십만명의 추도 인파가 운집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같은 시간 뉴욕에서도 100여명의 한인이 참석한 가운데 코리아빌리지 열린공간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는 입법, 사법, 행정 등 3부의 전.현직 주요 인사와 학계, 종교계, 재계, 시민사회 등 각계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정파와 노선의 차이를 넘어 `화합과 통합’의 장을 연출했다. 참석자들은 김 전 대통령이 현대사에 아로새긴 민주주의와 인권신장, 남북화해와 협력,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 등 업적을 회고하면서 한마음으로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는 조사를 통해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반목해온 해묵은 앙금을 모두 털어내는 것이 우리 국민 모두의 참뜻일 것이라며 이제야말로 지역, 계층, 이념, 세대의 차이를 떠나 한마음으로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추도사를 한 박영숙 한국환경사회정책 연구소장 역시 김 전 대통령은 용서와 화해를 몸소 실천하셨다며 자신을 그토록 핍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독재자들을 모두 용서했고, 용서와 화해라는 귀한 유산을 남기셨다며 고인의 뜻을 되새겼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우리 사회 화해의 계기를 만들었다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김 전 대통령 영정 앞에 분향, 헌화했다. 김 전 대통령과 경쟁과 갈등의 관계였으나 최근 극적 화해를 이룬 김영삼 전대통령은 영결식에서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신군부의 등장 이후 김 전 대통령과 악연을 맺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도 김 전 대통령 영정 앞에 헌화하고 머리를 숙여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 투병 기간 병문안하고 국회 빈소에서 조문한데 이어 이날 영결식에도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참석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18대 국회에서 정치적 갈등과 반목을 반복했던 각 당 대표들도 영결식에 참석해 `용서와 화해’라는 고인의 뜻을 되새겼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중국 탕자쉬안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 일본의 고노 요헤이전 중의원 의장, 영국 로드 앤드루 아도니스 교통부 장관 등 11개국 조문사절단도 영결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남북 화해와 민주주의 정착에 기여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면서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 분향했다.
국회를 출발한 영구 행렬은 서울역과 삼각지, 용산역, 국립중앙박물관을 차례로 거쳐 동작대교를 건너 안장식장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향했고, 이휘호 여사는 추모 인파가 몰린 서울광장에서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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