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위 1% 가구의 소득이 전체 미국 가구 소득의 23.5%(2007년 기준)를 차지하는 등 소득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 예산정책우선센터(CBPP)는 9일 경제학자인 토머스 피케티와 이매뉴얼 사에즈 교수가 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피케티-사에즈팀의 분석에 따르면 상위 1% 미국 가구의 소득이 전체 미 국민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2년 16.9%에서 2007년에는 23.5%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23.9%를 기록했던 1928년 이후 최고치라고 CBPP는 분석했다.

또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가구의 소득 증가분 중 3분의 2가량이 상위 1%의 가구에 흘러갔다고 CBPP는 전했다.

구체적으로 이 기간 상위 1% 가구의 소득증가액(물가상승분 감안)은 52만1천127달러로 61.8% 증가한 반면 하위 90% 가구의 소득증가액은 1천206달러에 그쳐 상승률이 3.9%에 불과했다.

특히 연 가구당 소득이 200만달러가 넘는 상위 0.1% 가구의 소득은 340여만달러나 증가해 94.1%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이들 톱 0.1%의 가구 소득이 미국 전체 가구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2년 7.3%에서 2007년에는 12.3%로 훌쩍 높아졌다.

CBPP는 이런 분배 불균형 현상이 1970년대 말부터 장기적인 추세로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에즈 교수는 이 같은 소득 집중이 닷 컴 붕괴 때와 마찬가지로 경기가 침체기에 빠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조금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뉴딜 정책과 같은 주요한 정책변화가 없을 경우 현재의 경기침체기가 끝나고 나면 다시 소득집중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