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난데일에 직장을 둔 S씨에게 며칠 전은 지독히 운 없는 날이었다. 236 도로 동쪽으로 가던 중 평소와 다름없이 자이언트가 있는 쇼핑몰로 좌회전하다 그만 경찰에 적발됐다. 평소 다른 차량들도 스스럼없이 좌회전을 일삼아 한 번도 신호위반이라 생각하지 않던 곳이었다.
티켓을 받은 S씨는 나중에 벌금을 확인한 후 두 번 놀랐다. 무려 3천700달러였다. 중앙선 침범에 좌회전 금지구역 위반 등 4가지를 위반했다는 죄목이었다.
S씨는 “좌회전이 관행이 된 도로라 무심코 건넜는데 벌금이 3천700불이라니 기가 막힌다”며 “경찰에 항의를 했더니 괘씸죄까지 추가된 것 같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의 교통법규 위반자 단속이 대폭 강화된 데다 벌금도 세져 운전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특히 종전에는 눈감아주던 가벼운 위반사항에도 ‘옐로카드’를 내밀기 일쑤여서 티켓을 받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 거주하는 L씨는 지난 달 차량 통과가 금지된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다 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벌금 120달러를 물은 L씨는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다니던 곳인데 처음 적발됐다”며 “경찰의 단속이 무척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리치몬드에서 업무상 훼어팩스에 들렀던 K씨도 얼마 전 S씨와 비슷한 낭패를 겪었다. K씨 역시 중앙선을 넘어 무심코 좌회전하다 3천여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K씨는 “아차 하는 순간 한달치 봉급을 고스란히 날렸다”며 “속상하지만 다음부턴 바짝 신경 써서 운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범 위반자들에 대한 옥죄기도 세졌다. 얼마 전 센터빌의 한 한인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나온 K씨 일행은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다 잠복해 있던 경찰에 연행됐다. 현장을 목격한 L씨는 “운전대를 잡은 것도 아니고 밖에서 잠시 큰 소리로 떠들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경찰이 연행해 갔다”며 “누군가 항의하자 그 사람도 잡아 갔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교통법규 위반자들에 대한 단속이 까다로워진데 대해 일부 한인들 사이에서는 “지역 정부들의 예산 부족을 메우기 위해 교통경찰들이 지나친 단속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또 “힘없는 소수계라 단속을 더 까다롭게 한다”는 불평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찰 측은 “표적단속이나 세금을 더 걷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안전한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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