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출판기념회+한국 방문의해 선포식
미유키여사 한국방문의 해 행사 대단한 일
깊은 밤이다. 달빛 아래 서서 미륵사 빈터를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둘러본다. 어둠에 푹 파묻힌 동탑의 모습이 또한 한낮의 모습과 달리 의젓해 보인다. 달빛 하나, 탑 하나, 돌 하나에 몸과 마음을 기대어 눈을 감고 앉아 천 년 전으로 돌아간다.
배용준이 자신의 포토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의 한 대목을 읽는 동안 30일 일본 도쿄돔에 운집한 약 4만5천명의 외국인 팬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배용준은 전날 애니메이션 ‘겨울연가’ 방송기념 이벤트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도 도쿄돔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한국 방문의 해’ 홍보대사인 배용준의 이날 행사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의 ‘2010-2012 한국 방문의 해 선포식’과 함께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하토야마 일본 총리의 부인인 미유키 여사도 참석했다. 미유키 여사는 행사에 앞서 이참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부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한국 방문의 해’ 행사를 일본에서 여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라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미유키 여사는 이어 배용준과도 행사 전 비공개로 만나 약 10분간 주로 한국의 문화와 문화교류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한류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진 미유키 여사는 당초 하토야마 총리와 함께 IOC 총회가 열리는 덴마크로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 일정을 늦추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미유키 여사는 도쿄돔 3층에 마련된 VIP룸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4시께 태평소 소리와 함께 행사가 시작되자 무대 위로 배용준이 서서히 모습을 보였다. 그의 모습이 보이자 팬들은 일제히 손뼉을 치며 함성을 질렀다.
그는 1년의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다며 태어나고 자랐지만, 미처 몰랐던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1년 동안 느끼며 어느새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전통타악연구소의 사물놀이, 윤정근의 부채춤, 숙명가야금연주단의 ‘캐논 변주곡’ 연주, 브레이크댄스 등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후 박수를 받으며 다시 등장한 배용준은 무대 위로 스승인 칠예가 전용복, 한복디자이너 이효재 씨 등을 차례로 모시고 옻칠과 보자기, 한국 음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효재 씨는 배용준은 배우를 넘어 훌륭한 문화예술인이라며 이런 훌륭한 청년을 미리 알아본 여러분의 안목은 정말 탁월하다고 말했다.
배용준은 스승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살림’과 ‘사람’, ‘살리다’라는 말이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김치를 담그고 보자기를 싸는 우리의 살림에 관심이 갔다며 배우라는 직업도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서 함께 진행된 ‘2010-2012년 한국 방문의 해 선포식’에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권철현 주일한국대사가 참여했다.
이참 사장은 (독일 출신인) 저도 느꼈던 한국 문화의 매력을 책으로 잘 엮어 소개해줬다며 배용준에게 감사를 표했다.
배용준은 홍보대사를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책을 쓰는 도중에 홍보대사를 맡아달라고 해서 ‘지금이라면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용준은 해금 반주를 배경 음악으로 긴 여행을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먹고 있을 때 (저의 팬인)가족 여러분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같은 꿈을 꾸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의 엽서를 일본어로 써 우체통에 넣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관객들도 미리 행사장에서 배포한 빨강, 노랑, 파랑, 흰색 보자기를 흔들며 화답했다.
배용준은 무대에서 보니 작은 꽃들이 핀 것 같다며 꽃밭에 초대해줘 감사하다고 말하고서 관객 10명을 뽑아 책을 선물했다.
곧이어 배용준이 가마를 타고 도쿄돔을 한 바퀴 도는 마지막 퍼포먼스를 펼치자 앉아있던 팬들은 배용준을 가까이 보려고 통로 쪽으로 몰려들었고 사회자는 흥분하지 마세요라고 진정시켰다.
배용준은 어떤 길을 가든 항상 믿어주는 여러분의 사랑이 항상 저를 감싸주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가족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바르게 살겠다.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작별인사를 전했다.
한편, 배용준의 소속사 BOF는 책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 발매 3일 만에 매진됐다고 전했다. 이 책은 8억원 어치가 일본에 선판매돼 지난 28일 현지에서 발간됐으며 현재 추가 인쇄 중이다.
(도쿄=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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