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빅토리아’ 공동제작자 요크 공작부인 새라 퍼거슨
올 하반기에 개봉될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밀리 블런트 분)의 젊은 시절을 그린 시대극 ‘젊은 빅토리아’(Young Victoria)의 공동 제작자로 영국 앤드루 왕자의 전 부인인 요크 공작부인 새라 퍼거슨(49)과의 인터뷰가 지난달 22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빨강 머리의 퍼기는 남자처럼 씩씩하고 음성도 굵었는데 유머를 섞어가며 매우 솔직하고 직선적으로 질문에 답했다. 그는 지금은 비록 왕실을 떠나 살지만 여전히 공작부인으로서의 위엄을 지니고 있었는데 아직도 앤드루를 사랑하고 있는지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회견 후 기자와 기념사진을 찍을 때 퍼기는 두 손을 합장하고 “한국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와 앤드루가 우리 사랑을 위해 더 싸웠다면 지금은 함께 있을 것”
대관식을 하고 있는 빅토리아 여왕(에밀리 블런트). 그는 남편 알버트와 함께 국정을 보살폈다.
▲여왕이 이 영화를 봤는가.
-영화 제작자 그래암 킹 등 팀이 참석한 중에 여왕은 이 영화를 봤다. 그러나 나는 그 때 국외에 있었다. 이 영화는 내가 쓴 글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내가 그래암을 근 5년간 졸라대 완성한 것이다. 영화는 영국 왕실의 축복 하에 만들어졌다.
▲빅토리아의 남편인 알버트 왕자(루퍼트 프렌드 분)는 외부인으로서 영국 왕실에 들어온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빅토리아보다 알버트에게 더 친근감을 느끼는가.
-진실을 말하자면 알버트와 빅토리아 간의 사랑이 나와 앤드루 간의 사랑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만들려고 온갖 정열을 쏟아 부은 것이다. 나와 앤드루가 우리의 사랑을 위해 보다 강렬히 싸웠다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 함께 있을 것이다. 알버트와 빅토리아는 그들의 사랑을 위해 매우 맹렬히 싸웠다. 나는 이 영화를 나와 앤드루 간의 사랑에 명예를 돌리기 위해 만들었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가.
-프랑스계 캐나다인인 감독 장-마크 발레를 제외하곤 배우나 제작진이 모두 영국 사람이며 촬영도 영국에서 했다. 내가 왕실의 전 가족이어서 빅토리아의 일기도 볼 수 있었으며 완전히 사실 그대로이다. 단 하나 예외는 빅토리아가 암살자의 저격을 받았을 때 알버트가 자기 몸으로 이를 막은 부분이다.
▲당신의 장녀 베아트리스(21)가 영화에 궁녀로 나왔는데 딸은 배우가 되려고 하는가.
-빅토리아 여왕의 네 번째 증손녀가 영화에 나옴으로써 영화에 사실감이 더 가해졌다고 믿는다. 6필의 백마가 이끄는 유리마차에 타 왕자와 결혼해 두 명의 공주를 낳고 그 중 하나가 할리웃 영화에 나왔으니 나로선 이 세상에서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베아트리스가 배우가 될 생각은 없다고 안다.
▲맨 처음 버킹엄궁에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어땠는가.
-그 때 나는 앤드루와 데이트를 할 때였는데 아직도 그를 “서”라고 불렀다. 궁에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그저 모든 것이 경이로웠다는 것이다. 왕실 가족이 될 사람으로서 무식해지지 않으려고 왕실의 큐레이터로부터 왕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그리고 앤드루와 결혼했는데 그는 결혼 2주 후 해군장교로서 바다에 나갔다. 나는 결혼 뒤 첫 5년 간 1년에 40일만 그를 볼 수 있었다.
▲영화에서 빅토리아는 남편과 싸울 때 자신의 여왕으로서의 권력을 사용하면서 남편에게 명령을 했는데 당신도 그런 경험을 했는가.
-그렇다. 앤드루는 성질이 있는데 나도 빨강 머리의 아일랜드 사람으로서 성질이 좀 있었지만 내 위치를 기억해야 했다. 나는 인생은 세 개의 C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대화(communication)요 둘째는 타협(compromise)이고 마지막은 동정(compassion)이다. 이 세 개를 가지고 비관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당신이 정열적으로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지금까지 모두 26권의 책을 썼는데 그 중 16권이 아동서적이다. 나는 과거 25년 간 공인으로서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다 피터 팬과 같은 동화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귀결된다. 나는 정말로 그런 세계에서 산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내 경험에 의하면 그것은 철저히 비이기적이 되는 것이다. 사랑은 남자를 찾는 것이 아니다. 여자에게 있어 남자는 보너스일 뿐이다. 그러나 사랑에 레벨을 붙일 수는 없다.
▲당신과 앤드루의 러브 스토리가 영화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가.
-언젠가 누군가가 만들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러브 스토리는 굉장한 것이다. 지금 내가 그에게 다시 돌아가 모든 것을 바꿔 놓을 수만 있다면 난 그렇게 하겠다.
▲당신은 자선활동에 열심인데 어디서 그런 마음을 배웠는가.
-할머니로부터다. 할머니는 내가 12세 때 사랑 받기를 찾지 말고 사랑하기를 찾으라는 아시시의 프랜시스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언제나 주라는 그의 말에 감화 받고 내 삶이 다소 어딘가 잘못 됐다는 것을 안 뒤 지난 1994년부터 불우한 아이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당신의 인생관과 꿈에 대해 얘기해 달라.
-나는 지금 중년의 유치원에 재학 중이라고 생각한다. 공인으로서의 지난 25년은 참으로 대단한 삶이었다. 나는 세 가지 C에 대해 배웠고 이제 계속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래암과 마틴 스코르세지(이 영화의 또 다른 제작자)와 장-마크와 함께 또 다른 영화를 만들기를 바라며 아동서적을 쓸 것도 많고 그리고 말을 타고 전국을 돌고 싶다. 두 딸 베아트리스와 유제니(19)는 이제 대학생이니 내가 남자를 만나도 될 것 같다. 이번에는 왕자를 찾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군주제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우리는 모두 어떤 형태의 제도가 필요하다. 군주제는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같은 제도 속에 있었던 것은 하나의 특혜였다. 군주제는 영국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영화 ‘여왕’ 때문에 군주제에 대한 사람들의 눈이 뜨여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군주제를 신봉하며 그것이 오래 계속되기를 바란다.
▲당신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가.
-나는 훌륭한 어머니라고 자부한다. 나는 딸들에게 너희들은 공주이니 사람들 앞에서는 반드시 미소를 지으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누구도 너희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특혜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파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그들의 개인생활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이 싫다면 그것을 남모르게 개인적으로 하라고 가르친다. 또 우리가 자선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언론도 무서워하지 말라고 이른다.
▲영화에서 처녀인 빅토리아가 첫 날 밤에 남편에게 성적으로 매우 공격적으로 나오는데 당신도 그랬는가.
-당신이 나에 대해 뭔가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내가 그런 주제에 대해 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 것이다(퍼기는 이 때 정색을 하고 꾸짖듯이 말했다).
▲영국의 어린 아이들은 빅토리아의 젊은 시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는가.
-물론이다. 런던에 내리면 알버트 홀과 알버트 기념관을 볼 수 있다. 지금 알버트 기념관의 화장실의 하수가 내려가는 하수구는 알버트가 만든 것이다. 거리의 외길을 두 길로 만든 것도 알버트다. 런던 어디를 가도 알버트가 한 업적들을 만나게 된다. 이제 이 영화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 알버트가 한 일에 대해 알게 될 것이고 또 그와 빅토리아의 사랑에 대해서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한 왕실의 반응은 어땠는가.
-영국인인 그래암은 이 영화가 꼭 왕실의 축복을 받아야 한다고 고집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완전히 정확하려고 노력했다. 접시 하나의 크기까지도 과거와 똑같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앤드루와 딸들의 축복 없이는 아무 일도 안 한다. 이 영화는 군주에 대한 절대적 존경심과 더불어 만들었다.
▲당신은 버킹엄궁의 분위기와 사람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는가.
-나는 그 어떤 것도 해방시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저 평범한 곳에서 자란 새라로서 마음이 하라는 대로 행동하고 말했을 뿐이다. 나는 오로지 나일뿐이며 또 반드시 나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된다. 내가 왕실을 떠난 것도 그 때문이다. 늘 자유의 분위기를 느끼기를 원하는 내게 진실하기 위해서였다. 그 외에 어떤 다른 이유도 없다.
▲다이애나와의 아름다운 추억은 무엇인가.
-나는 늘 그를 공작부인을 뜻하는 더치라고 불렀다. 우리는 언제나 웃었는데 다이애나보다 더 유머감각이 있는 여자도 없다. 그는 매우 총명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다이애나는 식사할 때면 까다로운 사람 옆을 피해 앉았다. 그래서 그런 사람 옆에는 내가 앉곤 했다. 또 우리는 누가 더 빠른가를 알기 위해 복도에서 경주도 했다.
▲데이트를 하는가.
-데이팅? 데이팅 알선업체 아는 사람 있어요? 나는 요즘 전 세계를 돌면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인도와 네팔과 두바이를 다녀왔다. 과연 이런 강행군과 언론과 또 고집 센 빨강머리를 견디어 낼 남자가 있을까.
▲당신은 앤드루와 행복한 이혼을 했다고 말했는데 그것이 무슨 의미인가.
-우리는 서로 마음이 변해서라기보다 상황 때문에 이혼했다. 우리는 단지 서로 멀어져갔을 뿐인데 결혼할 때의 약속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그것을 허용한 셈이다. 사람들은 상황에 의해 이혼을 하는 수가 있는데 모든 이혼이 반드시 적대적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실제로 자신을 위한 보다 큰 좋은 것과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이혼을 할 수가 있다.
▲당신은 왕실의 일원으로서 처음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나는 다이애나와 모든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우리는 당시 젊었는데 둘 다 자신들의 삶을 탐구하고 실험하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에게 던져진 각종 장애에 대해 “이건 불공평하다”라고 생각하는 대신 그것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를 연구했다. 우리의 생을 보다 낫게 만들기 위해 그것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도록 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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