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하기를 “인생은 경력이 아니라 사명이다”라고 했다. 오래전 일이지만 나에게 충격을 준 것은 넬슨 만델라가 어떻게 27년이라는 그 긴 세월을 몸도 마음도 부서지지 않고 감옥에서 견디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을까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의 흔들리지 않는 사명감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역사적 출소 장면은 전 세계에 중계 되었는데, 몹시 화난 모습이 곧 평온함으로 바뀌었다. 이것을 지켜본 클린턴은 대통령이 된 후 그와 만난 자리에서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처음에는 둘러싼 군중을 보고 27년의 인생을 강도당한 것에 몹시 분노했으나 감옥에서 만난 예수의 ‘너는 감옥에 있을 때도 자유로웠는데 이제 다시 저들의 포로가 되지 말라’는 음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만델라를 비롯해 나치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티베트의 달라이라마와 팔덴 갸초, 그리고 버마의 아웅산 수키 등은 고난을 인류를 위한 헌신으로 승화시켜 그 고난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 숭고한 사명감을 공통분모로 가진 분들이다.
요사이 빅터 프랭클이 주장하는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분은 16살 때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대중연설을 하였다. 그는 나치 수용소를 옮겨 다니며 부모와 형제들이 하나하나 죽음의 문턱을 비참하게 넘는 것을 목격하며 살아남은 분이다. 그는 삶의 의미와 소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오직 죽음의 어두움만 짙고 낮게 드리운 그 참혹한 곳에서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도 자기의 빵 한 조각을 남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을 통해 천사의 모습을 보았다고 증언한다.
프랭클 박사는 본인의 이러한 극한 상황경험과 연구를 통해 정신 치료법을 개발했는데, 그 골자는 “인간은 어떤 역경에서도 그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있고, 그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통해서 찾은 의미를 삶속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과 행동을 통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 하는 것은 어떤 조건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삶의 의미의 최고의 경지로 이 분은 ‘사랑’과 ‘자기 초월’(self-transcendence)을 들고 있다. 잘 알려진 많은 심리학자들이 있지만, 그 중에도 자주 거론되는 프로이드는 ‘쾌락’(pleasure)을, 애들러는 ‘힘’(power)을 그리고 마슬로우는 자기실현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동기로 지적했다. 쾌락과 힘의 추구는 외부적인 요소에 의존하는 반면에 프랭클 박사는 삶의 가장 큰 동기는 그 의미를 찾고자 하는 내부적 의지에 있다고 하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 하겠다.
프랭클 박사는 삶의 의미 실현의 가장 고귀한 경지는 자기를 초월한 사랑이라고 했지만, 우리 인간의 연약한 제한성 때문에 이것을 완전하게 실현할 수 없음을 인정하며, 결국 이것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 영적 세계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뛰어난 영성가인 루이스(C.S. Lewis)의 말에 또한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는 여러 작품을 통해 진정한 기쁨은 지상에서는 온전히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람들이 표현하는 기쁨의 조건과 형태는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근본적으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 어떤 역경 가운데서든 참된 의미를 찾는데 진정한 기쁨이 있다는 사실은 다르지 않다.
박찬효 / FDA 약품심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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