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사 천관(백윤식)의 애제자 전우치(강동원)는 말끔하게 생겼지만 철없는 행동으로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악동도사다. 옥황상제로 둔갑해 임금을 면박주는가 하면 과부 보쌈도 불사한다.
그의 철없는 행동이 물의를 빚자 당대 제일의 도사 화담(김윤석)이 신선들과 함께 전우치를 잡으러 나선다. 그러나 화담은 이 기회를 빌려 요괴를 다스릴 수 있다는 피리 만파식적을 수중에 넣고자 한다. 천관이 소유한 이 피리를 얻으려 화담은 천관을 죽이고, 전우치를 그림족자에 가둔다.
그로부터 500년이 지난 서울. 악의 무리가 출몰하자 세 신선은 그림족자에 갇힌 전우치를 꺼내는데 동의하고 그를 풀어준다.
‘범죄의 재구성’(2004), ‘타짜’(2006)를 연출한 최동훈 감독이 이번에는 고전과 현대물이 뒤섞인 무협 액션에 도전했다.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거짓말도 잘하고 놀기 좋아하는 악동 같은 캐릭터인 전우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전우치를 연기한 강동원은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능숙한 연기를 펼친다. 까칠한 성격에 장난기 어린 표정은 예상외로 잘 어우러진다. 도사로 분한 김윤석이나 백윤식의 원숙한 연기도 손색이 없다. 특히 전우치의 파트너 초랭이 역의 유해진은 감초 같은 연기로 영화에 큰 웃음을 준다.
와이어를 이용한 액션 장면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특히 영화 초반 좁은 골목에서 펼쳐지는 전우치와 요괴의 대결은 짜임새가 있고 경쾌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 장면은 이명세 감독의 ‘형사’(2005)에 나오는 하지원과 강동원의 골목 결투씬을 오마주(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장면을 인용하는 것)한 듯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매끄럽다. 그러나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 같은 최 감독의 전작에 비해 이야기 전개가 빠르지 않고, 구성도 느슨하다. 이 때문에 빠른 속도감과 치밀한 구성에 매혹된 최 감독 팬들은 영화를 보고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도 있다. 전우치-초랭이의 관계는 돈키호테와 산초판자와 닮아있고, 영화 도입부 요괴들의 반란 장면은 쉬커(徐克) 감독의 영화 ‘촉산’(1983)이 떠올린다.
12세 관람가. 23일 개봉.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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