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송년회 “술 좀 작작해”
사례 #1 훼어팩스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김모씨는 얼마 전 남편과 대판 다퉜다. 12월 들어 동창회다 송년모임이다 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하는 남편에게 ‘술 좀 작작 마시라’며 쓴소리를 한 것. 김씨는 “불경기에 장사도 안돼 울고 싶은 심정인데 하루가 멀다 하고 술타령이니 속이 있는 사람이냐”며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화가 난 남편은 술기운에 “집안에서 여자 목소리가 크니까 되는 일이 없다“며 맞받아치면서 결국 고성이 오가는 큰 싸움이 됐다.
연말 샤핑 “돈 씀씀이 심해”
사례 #2 메릴랜드에 사는 40대 중반의 윤모씨 역시 아내와 냉전 중이다. 얼마 전 집에 우송된 크레딧 카드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란 윤씨가 아내에게 “비싼 이자를 내는 신용카드를 너무 많이 썼다”고 화를 내면서 싸움이 났다. 윤씨는 “형편이 안되면 그만이지 연말 선물 한답시고 주머니 사정은 생각도 않고 카드를 마구 그어댄 아내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쌓인 카드 빚 때문에 괴로운데 갚을 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송년 시즌을 맞아 일부 한인 가정 내 부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잦은 술자리와 모임, 크리스마스와 연말 선물 지출비 등으로 늘어나는 가계 지출 등이 부부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 상담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부부간 갈등이 빠른 시일내에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자녀에게도 불똥이 튀어 부모, 자녀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상담 전문가들은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경제적인 부분이 부부갈등을 촉발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송년모임 참석 여부나 지출 내역을 사전에 의논해 갈등 소지를 없앨 것을 조언하고 있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채기병 카운슬러는 “표면적으로는 연말 술자리나 경제문제가 싸움의 원인으로 불거져 나왔지만 그 내면에는 평소 쌓였던 부부간 불만이나 갈등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진단한 후 “가족구성원 들끼리의 깊이있는 대화를 통해 가정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인봉사센터 조지영 프로그램 디렉터는“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부부가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서로에게 힘이 되주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부부가 사전 대화를 통해 참석해야 할 모임이나 지출 정도를 결정하는 한편 시댁과 친정 선물도 공정하게 맞추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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