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내년 1월부터 불법적으로 얻은 사진이나 비디오를 사고파는 사람에게 최고 5만 달러의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새 ‘파파라치 규제법’을 시행한다.
이 새 법안이 탄생하는 데는 시트콤 `프렌즈’로 유명한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의 역할이 컸다. 애니스턴은 파파라치에게 고통을 당한 유명 연예인들의 사례를 모아 캐런 배스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장에게 전달하며 파파라치의 문제점을 알렸다.
배스 의장은 애니스턴으로부터 끔찍한 파파라치 이야기를 들은 후 새 입법을 준비했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30일 할리우드의 유명 연예인들이 캘리포니아 주 정치영역에서 입법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그러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10월 미국 최초의 동성애자 선출직 공직자로 활동하다 1978년 살해된 하비 밀크 전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을 기리는 기념일 제정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이 제정되는 데는 하비 밀크의 일생을 다룬 영화 `밀크’에 출연해 지난 2월 제8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숀 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숀 펜은 하비 밀크의 정신과 용기, 행동주의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 의회에 입법을 촉구했고, 이 법안을 한차례 거부했던 슈워제네거 주지사에게도 또다시 법안을 거부해 당신의 양식을 모욕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공개적으로 법안 서명을 압박하기도 했다.
또 배우 겸 코미디언 폴 로드리게스는 가뭄으로 고통받는 농민을 도우려고 주정부의 용수공급을 개선하는 법안 제정에 앞장섰다. 그는 이를 위해 주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주도하고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활동도 벌였다.
로드리게스는 3년 전 어머니와 형제들이 120에이커(48만여㎡) 규모의 농장에 필요한 용수를 구하지 못해 애먹는 것을 보고 입법운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정치 컨설턴트 벤 오스틴은 유명 연예인들은 주(州)와 지방 정부 수준에서 훨씬 더 의미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가 있다면서 그들은 중요한 이슈를 부각시키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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