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한 미국 항공사의 국제선에서 보잉 767-300기종을 운항하던 조종사는 브레이크 경고등이 들어온 것에 놀라 급히 비상착륙을 시도했다. 착륙 후 이 조종사는 정비사들로부터 여객기 착륙 기어의 부품이 잘못 설치돼 있고 일부는 유실돼 있었다는 충격적 사실을 들었다. 이 항공기는 승객들을 태우고 이륙해서는 절대 안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지난 2003년부터 6년간 6만5,000여대의 미국 여객기들이 정비 불량상태에서 비행을 계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USA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연방정부가 정비 불량으로 항공사에 부과한 벌금과 징계서한 등을 심층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규정에 미달하는 정비 상태 및 정비공들의 자격 미비, 그리고 항공사들과 연방항공청(FAA)의 감독 부실 등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난 95년부터 2004년까지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에 근무했던 항공기 정비사인 존 고글리아는 “많은 항공기들이 정비나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안전하지 않거나 비행해서는 안 되는 상태에서 이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미 항공사들은 현재 항공기 정비업무의 약 70%를 미국이나 외국의 정비업체에 하청을 주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정비공에 의한 정비나 장비가 불충분한 가운데 수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연방교통부 감사관실은 지적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또 FAA 검사관들로부터 정비 불량에 관한 지적을 받더라도 규정된 시간 내에 정비를 하지 않고 미루거나, 정품이 아닌 부품을 사용하고, 아니면 대충 정비를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NTSB 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 지난 2000년 1월 이후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19건의 사고 원인이 정비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FAA는 항공기 안전기준을 매우 높게 세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고 항공업계도 수백만회의 비행이 무사고로 이뤄지고 있다며 여객기들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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